미국의 반이민 정서(임춘웅칼럼)
기자
수정 1994-12-30 00:00
입력 1994-12-30 00:00
이번에는 미국의 새의회에서 다수당의위치를 확보한 공화당이 「반이민법」이란것을 추진중이란 보도가 나왔다.공화당이 추진중인 「반이민법」의 취지는 합법이민자들이라고해도 미국의 법적시민권자가 아니면 미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어린이무료예방접종 △저소득층및 신체장애자를 위한 의료보조 △학교급식지원 제한등 무려 60가지의 사회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지극히 반이민적인 법안이다.「반이민법」의 상당수 제한조항들은 법적문제 이전에 인도적 차원에서도 제한이 어려운 것들이란 점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될 법하다.
『미국의 납세자들이 미국의 시민이 아닌 사람들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 법안을 추진중인 플로리다 출신 E클레이 쇼 하원의원의 설명.그러나 쇼의원의 발상에는 무엇보다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밀입국같은 아주 제한된 방법의 불법이민자들이 아니면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세금을 내도록 돼있다.미국은 세금을 받는데는 대단히 이력이 난 나라인 것이다.혜택없는 세금은 없다는 평범한 얘기가 아니라도 이런 법률은 법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공화당이 추진중인 이 법안은 공화당이 비록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된 의회라고해도 그대로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다.불법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캘리포니아의 「SOS법」이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82년 연방대법원 결정에 밀려 실시가 보류됐던 점을 상기한다면 이 법안의 입법화에는 남은 장애물이 적지않을 것이다.소수민족 단체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각종 소수민족 단체들이 연대해서 공동투쟁을 벌이는 사태를 공화당 혼자서 감당키는 쉽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것은 이런 법안이제기되고 있는 미국의 반이민정서에 있다.이민문제에는 언제나 관대해왔던 이민의 나라 미국에 왜 이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인들은 지금 어려워진 미국의 경제사정,재정압박의 책임을 소수민족에게 전가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그것은 「반이민법」의 실시효과가 향후 5년동안 불과 2백50억달러라는 예상에서도 알 수 있다.재정적자 4조달러를 넘어선 미국에서 5년동안 2백50억달러란 문제해결의 열쇠가 아닌 것이다.
1백50만명 가까운 우리동포가 살고있는 땅,아직도 매년 2만5천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떠나는 나라,미국이 기회와 명예와 양식이 훼손된 비이성적인 대륙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논설위원>
1994-12-30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