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급증속 은행은 “돈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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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2-17 00:00
입력 1994-12-17 00:00
◎총통화 증가율 17.4%… 억제목표 웃돌아/은행 자금확보 비상… 금리 급등

시중에는 자금이 넘치는데 은행에는 돈이 없다.총통화 증가율(M₂)은 이 달의 억제선인 17%를 웃도는 데도 지급준비금(지준)이 부족한 은행들이 돈사냥에 나서면서 금리는 꾸준히 오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은행권의 지준 적수 부족액이 3조5천억원에 달하고,당초 예정된 재정지출이 지연됨에 따라 15일 환매채(RP) 규제액 2조5천억원 중 5천억원을 풀었으나 은행권의 돈가뭄은 여전하다.일부 은행은 22일의 지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연 14.9%선에서 양도성 예금증서를 발행,금리 오름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 날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전 날보다 0.03%포인트 내렸으나,양도성 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은 연 15.07%로 전 날보다 0.12%포인트,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15.22%로 전 날보다 2%포인트가 뛰었다.

은행권의 이같은 돈가뭄은 지난 7일부터 풀려나간 중소기업은행의 공모주 청약예치금이 은행권에 환류되지 않고 수익성을 찾아 부동자금화했기때문이다.총통화에 잡히지 않는 가수금으로 있던 공모주 예치금이 풀리면서 M₂ 증가율은 10일 현재 억제선보다 0.4%포인트 높은 17.4%로 치솟은 반면 은행들은 기업의 당좌대출과 가계대출 등 민간여신의 증가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꼴이다.



이 달의 총통화 증가율을 17% 이내로 억제하려면 연말까지 예정된 재정부문의 4조원 및 해외부문의 1조원 순증을 감안할 때 RP의 규제규모를 더 늘려야 하나,그렇잖아도 올 최고 수준에 도달한 실세금리를 더욱 자극할 우려가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내년의 물가불안과 통화관리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통화억제 목표를 포기하느냐,통화안정을 위해 고금리를 감수하느냐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우득정기자>
1994-12-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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