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이웃에도 사랑을/박동은 한국유니세프 사무총장(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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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2-14 00:00
입력 1994-12-14 00:00
이 지구상에서 절대 빈곤이 완전히 사라질 날은 언제일까.20세기의 위대한 과학기술의 힘으로도 빈곤퇴치는 불가능한 것일까.세계의 빈국들을 여행하면서 나는 이러한 반문을 자주 해보게 된다.

이 지구상엔 잘 사는 나라보다 못사는 나라가 훨씬 많다.55억 세계인구중 70%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고 이중 10억은 인간이하의 생존선에서 허덕이는 절대 빈곤계층이다.주거환경이나 식생활의 열악함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의 기회도 박탈당해 국민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가 1억,자기 이름도 쓸줄 모르는 어른들도 수억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이들중 과반수는 여성이다.

또 한쪽에선 그 반대의 삶이 전개돼 과잉물질문명 시대를 살면서 넘쳐나는 물건들을 버리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놀라운 과학기술과 기계문명 앞에 우리 생활은 너무 편하다 못해 무기력해지기까지 한다.

세계가 일일 생활권 속으로 좁혀지고 한 지붕밑으로 들어온 지구촌시대에 살면서 이런 불균형한 삶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지구상엔 이 불균형을 조정하고 그들의 삶을인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충분한 재원과 지식과 기술이 있다.이것을 어떻게 재분배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어린이들에게 기초교육을 시킬 조그만 초가집 학교를 늘려나가는 일이 도시에 대학 하나를 더 짓는 일과 똑같이 중요하며 아프리카 오지에 보건소를 지어 일차 보건진료 사업을 확대하는 일이 대도시에 현대식 대형병원을 짓는 일 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한 나라의 빈곤과 미개발은 그 나라와 그 지역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에 영향을 준다.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최빈국들의 개발에 많은 지원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도 가까운 이웃 뿐 아니라 먼 이웃을 내다보는 좀더 넓은 시야와 마음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그리고 개인차원이든 정부차원이든 이들을 돕는데 동참해야 하겠다.
1994-12-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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