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건설 기술적 부문 의견 접근/북·미 북경경수로회담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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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2-03 00:00
입력 1994-12-03 00:00
◎계약체결 의제도 압축… 방법론에 다소 이견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북경에서 열린 북한·미국간 경수로회담은 북한에 건설될 경수로 원자로의 계약체결을 준비하는 실무회담이었다.

3일동안 북경주재 미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을 오가며 철저한 보안속에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한국표준형 원자로의 수용문제등 원자로 건설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입장을 광범위하게 교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측은 계약서에 한국형 경수로의 명시가 필수적이라고 밝힌데 비해 북한측은 이를 원칙적으로는 수락하면서도 계약서상 명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즉 북한은 사실상 울진3·4호기를 모델(건설을 위한 준거 원자력 발전소)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계약서에 명시하는 문제에 대해선 불가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측 태도는 경수로건설과 관련,미국 및 한국등과의 협상 및 명분경쟁에서 충분한 행동반경의 여지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또 동시에 내부 정치적으로도외국자본에 의한 경수로건설을 북한외교의 승리라는 측면에서 부각시키는데 이용하기 위해 계약서상 명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계약체결을 위한 만기가 아직 4개월여나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양측간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원칙에 대한 재합의는 확인했지만 원칙이행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견 해소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회담은 이견에 대해 절충하는 과정은 갖지 않았으며 쟁점가능사항과 상대방 입장만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그러나 경수로건설을 위해 결정할 실무적인 사항들에 대해 양측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 회담은 확인된 방법론상 이견에도 불구,북한대표단의 도착직후 발표한 성명대로 경수로 건설계약 체결을 위해 필요한 발주문제,부지선정,타당성조사연구,설계,기자재주문등 기술적 문제들에 관해 의견을 접근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대표단의게리 세이모아국무성 핵비확산담당과장은 『심각하고 유용했다』는 말로 이번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미대표단과 접촉한 우리 외무부측 실무진들도 이번 회의를 통해 경수로건설에 경험이 없는 북한과 경수로 건설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합의해야 할 상당히 많은 항목들에 관해 의견접근이 이루어졌으며 계약체결을 위한 논의의제도 압축됐다고 설명했다.



한 외무부관계자는 『양측은 의견접근된 부분은 더 세밀하게 의제와 절차등을 단일화했고 접근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협상을 벌이지 않고 확인만 하고 넘어가는 방법으로 회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내년초쯤 다시 회의를 속개할 것을 합의하고 이날 하오 미국대사관에서 3일간의 회의를 마쳤다.<북경=이석우특파원>
1994-1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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