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러시아/“약탈 문화재 반환”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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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1-29 00:00
입력 1994-11-29 00:00
◎구텐베르그성경 등 돌려줘야/독/나치가 가져간 보물과 교환을/러

전쟁때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보물은 전리품인가 아니면 장물인가.

최근 러시아와 독일간에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을 점령한 구소련인들이 마구 가져간 보물들의 반환문제를 놓고 소리없는 문화재 전쟁을 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소재가 확인된 이 보물들은 유럽 최초의 활자인쇄본인 구텐베르크의 성경책을 비롯해 마네·모네·르누아르·드가·세잔·로트레크·벨라스케스등 거장들의 그림등 모두 4천여점의 예술작품들인데 그 액수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의 값어치를 지닌 것들이다.

소련인들은 이 작품들을 구동독의 라이프치히박물관을 비롯해 스위스·헝가리·네덜란드·프랑스등지에서 조직적으로 혹은 군인들이 개인적으로 마구 쓸어온 것들로 드러났다.

그 때문에 이들은 지난 50여년동안 예술작품의 목록에서만 존재할 뿐 그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으며 구텐베르크의 인쇄본 성경책은 자그마치 2천5백만달러(2백억원)를 호가하고 있다.

이 예술품들의 존재는 냉전을종식시킨 고르바초프대통령 시절에서야 확인됐는데 주요 피해 당사국인 독일은 즉각적인 반환을 요구했지만 러시아인들은『그것은 전쟁의 전리품이며 독일인들이 소련내에서 행한 만행에 비하면 손해배상액에도 못미치는 것들』이라고 반환요구를 거절했다.

이때부터 작품의 반환을 요구하는 독일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러시아간의 문화재 반환논쟁이 시작,지금까지 그 결말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소련인들은 「크렘린」으로 불릴 만큼 응큼한 면모를 과시,그동안 이 보물들의 소재를 전혀 모른체 해왔을 뿐 아니라 목록조차 만들지 않았고 이를 보관하고 있던 레닌박물관은 이 사실을 직원들이 발설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해 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 사실은 마침내 밝혀졌고 독일과 러시아는 지금 독일이 2차대전중 히틀러가 훔쳐간 소련내 보물들과의 교환이나 다른 대가를 요구하면서 반환에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반환등의 어려운 절차는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년에 레닌박물관이 소장하던 세기의 보물들을 일반에게 공개키로 함에 따라 햇빛을 보지 못했던 이 보물들이 조만간 다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시그마 본사특약>
1994-11-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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