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이젠 「세계화」 기여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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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1-25 00:00
입력 1994-11-25 00:00
◎김 대통령,새마을지도자 초청 오찬서 당부/“지난여름 가뭄극복 노력 감명받아”/소원했던 구여권세력 포용 의미

김영삼 대통령이 24일 취임후 처음으로 새마을운동 고위지도자들을 만났다.만나는데 그치지 않고 오찬을 베풀면서 새마을운동을 치하하고 세계화에 새마을지도자들이 선도역할을 해주도록 간곡히 당부했다.

김대통령이 새마을지도자와 오찬을 나눈 사실에 대해 여러가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우선은 새로운 이념적 슬로건으로 제시된 「세계화」작업에 가장 방대하고 역동적인 새마을운동조직을 활용해보려는 뜻이 있을 것이다.두번째는 내년 지방자치제선거나 국정운영의 방향전환과 관련,광의의 구여권세력이자 보수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새마을조직의 포용을 생각해볼 수 있다.어떤 의미에서든 새마을조직과 청와대의 접근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새마을조직은 이를테면 개발시대의 국민전위조직이었다.근대화와 고속성장시대에 국민의 힘을 결집시킨 이념이면서,또한 세력이었다.새마을운동의 주요대회에 대통령이 항상이다시피 참석한것만 봐도 그 성격은 잘 나타난다.

이념적 성향을 따진다면 재야에 대칭되는 보수집단으로 분류될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문민정부에 들어와 정부의 관심권 밖에 놓여 있었다.정부의 권위주의시대와의 차별화전략이 주원인이다.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반관반민의 성격을 띠기도 한 새마을운동은 구시대의 유물정도로 취급되는 운명이었다.대신 이념적인 면에서 새마을운동과는 반대의 자리에 있는 「경실련」등이 새마을운동의 자리를 대신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느닷없는 부름에 낯설어하는 분위기를 의식한 듯 『지난 여름 가뭄때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참여정신을 새로 발견했기 때문에 작은 보답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가뭄극복에 주로 참여한 집단은 공무원·군인·농민이었는데 농민의 대부분은 새마을지도자였고,공무원·군인이 조직체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 데 비해 새마을지도자들은 아무도 강제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해 인상깊었다는 것.『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봉사·참여정신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김대통령은 그동안의 소원하던 관계를 최상의 치하로 메웠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누가 새마을과 대통령의 자리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모두가 건의했다고 말하고 있다.청와대 전체가 새마을운동과의 소원한 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새마을과 예전 정부처럼 친해지려고 하는 노력은 민자당이 민간단체에 대한 국고지원을 연장하려는 조치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오찬에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김유혁 회장(전단국대부총장)은 『외국에서 의식개혁과 소득증대·환경개선사업을 위해 우리의 새마을운동 모델을 많이 배워가고 있다』고 자랑했다.그러면서 김회장은 『새마을모델을 적극 전파하는 방법으로 세계화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찬의 메뉴는 떡국.오찬후 김대통령은 참석자들과 두차례에 나누어 기념촬영을 하는 방법으로 「애정」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의 새마을운동과의 접근이 의도적인 것인지,실제로 가뭄극복과정에서 감명을 받아서인지 판단하기는어렵다.그러나 우리나라 최대의 보수집단이면서 동시에 고도성장의 상징체인 새마을운동조직과의 결연은 앞으로의 정국운영,세계화추진방법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김영만기자>
1994-11-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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