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약탈 미술품 주인 찾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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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1-08 00:00
입력 1994-11-08 00:00
요즘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에서는 나치 독일이 약탈해 간 미술품의 주인을 찾는 이색적인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미술관 벽에 걸린 작품들은 르누아르가 1905년 아들 클로드가 연필을 잡고 뭔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을 비롯,모네·마네·세잔·들라크루아·쇠라·피사로·쿠르베 등 프랑스 최고작가들의 미술품 21점으로 오는 12월18일까지 전시된다.
전시회가 열리자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으나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직 없다는 것이 미술관측의 말이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그림들을 찬찬히 뜯어보거나 사진찍는 모습은 쉽게 눈에 뜨인다.
이번에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2차대전중 독일군 장교가 약탈한 28점 가운데 주인이 확인되지 않은 것들로 그는 본국으로 이 작품들을 반출한뒤 한 사병에게 맡겨 보관토록 했다.
전리품에 대한 권리주장을 하기 위해 나타난 적이 없었던 장교는 전쟁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사병은 작품들을 30년 가까이 숨기고 있다가 대주교에게 그 사실을 고백했다.그뒤 작품들이 옛동독 국립화랑으로 옮겨지자 프랑스와 동독은 72년부터 89년까지 여러차례 미술품의 반환에 대해 협상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프랑스로의 반환이 결정된 것은 독일이 통일된 뒤 헬무트 콜 총리의 결심에 의해서였다.
콜총리는 지난 5월 작품들 가운데 하나를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직접 건네준뒤 두달만에 나머지 전부를 파리로 보냈다.
그러자 프랑스 외무부는 미술품 되찾기위원회가 작성한 도난미술품목록을 이용해 콜 총리가 반환한 미술품의 주인들을 찾으려는 작업을 벌였고 그러한 작업의 하나로 이번 전시회를 개최했다.
도난미술품 목록은 옛서독으로부터 지난 45부터 56년사이에 6만1천점의 작품들을 되돌려받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6만점이상을 건졌으면 꽤 많은 것같지만 이것은 나치독일이 약탈해 간 것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사가 린 H 니콜라스는 그녀의 저서 「유럽의 겁탈」에서 독일은 7만1천6백19가구에 달하는 프랑스 가정을약탈해 1백만점이상을 독일로 실어날랐다고 밝혔다.다행히도 약탈 미술품 2만1천점은 나치독일 고위층인 헤르만 괴링의 양식있는 배려로 죄드 폼 미술관에 온전하게 보관됐다.
외무부 관리들은 이번에 돌려받은 28개 작품중 7점의 주인들을 확인했다.
그중 하나는 코로의 연필스케치인데 전직 대사를 지낸 라파엘 레그(81)에게로 되돌아 갔다.또 다섯 작품은 화가 동생의 상속인들에게 귀속됐고 나머지 한 작품은 어떤 가정집으로 갔다.
1933년 4백프랑(20만원)을 주고 산 코로의 그림은 오늘날 1만4천프랑(6백40만원)의 귀중품이 됐다.그러나 레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코로의 작품이 걸려있던 옛날집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었다.『내방의 이 그림을 함께 보던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에게는 젊은 시절인 1930년대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이 돌려받은 미술품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류상덕기자>
1994-11-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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