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붕총리 방한이 남긴것(사설)
수정 1994-11-05 00:00
입력 1994-11-05 00:00
중국은 이총리의 방한중에도 의도적이었는지 아닌진 몰라도 대한반도정책과 관련해 우리측의 심기를 건드리는 언행을 예사롭게 했다.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문제 같은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도 북한편에 서는 서슴없는 언행을 했다.이총리는 이한회견에서도 한걸음 후퇴는 했지만 남한에 대해서는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북한에는 남북 당사자원칙에 입각한 문제의 해결을 주문했다.
이러한 중국의 외교행태는 북한의 김정일체제 등장,북·미간 핵타결에 따른 국제환경변화 이후의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중국은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쫓는 이른바 정경분리외교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외교현실은 그동안 우리가 「북방외교」라는 정치적 목적에서 지나치게 아전인수식 대중국외교를 펴오지 않았느냐는 반성을 남긴다.다시 말하면 한국과 중국간의 경제교류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중국은 남북문제에서 우리편에 서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경솔한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따라서 앞으로의 한·중 경제관계는 「북방외교」의 차원보다는 철저한 경제원칙과 논리에 따라 전개해야 함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통령이 두번씩이나 중국을 공식방문했음에도 중국은 왜 국가원수가 아닌 총리방한에 그치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부터 철저한 정경분리외교에까지 섭섭함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총리의 이번 방한이 남긴 성과도 물론 소홀히 평가돼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이 북·미합의서의 이행을 지지한 대목이나 평화체제 확립문제에 대해서도 북·미간의 평화협정이 아닌 남북 간의 합의를 강조하는 등 당사자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한 점등은 의미가 크다.또 지난3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간 산업협력방안을 구체화했고 이번 양국이 체결한 원자력협력협정같은 것은 결코작은 소득이아니다.
아무튼 한반도 안보·통일및 우리 경제 활로 개척 차원에서 지극히 중요한 대중국 외교는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이총리의 이번 방한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94-1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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