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어부 목숨건 구조/70여명 생명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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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0-26 00:00
입력 1994-10-26 00:00
『물에 뛰어내리기만 했어도 모두 구조될 수 있었는데…』
충주호 유람선사고현장에서 작은 고기잡이 배로 수십명을 구조해낸 황의수씨(57·단양군 적성면 애곡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황씨는 24일 하오 4시 15분쯤 집에서 일을 하다 강 한가운데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옆집 친구와 함께 0.5t짜리 동력선에 황급히 시동을 걸었다.
호수에선 이미 불길이 붙은 유람선이 고물에서 선수쪽으로 검은 연기를 내며 서서히 타들어가고 있었으며 우왕좌왕하던 일부 승객들이 앞쪽에 있는 유리창을 깨고 구명조끼를 입은 채 물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보였다.
황씨는 우선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승객이나 여자,노약자부터 작은 동력선에 정신없이 건져 태웠다.
2인승 동력선은 막무가내로 배에 오르는 사람들때문에 순식간에 7명으로 가득찼다.
강건너쪽에서 사고를 목격하고 부리나케 배를 몰고 달려온 한동호씨(57·단양읍 상진리)가 1.5t짜리 동력선으로 물 위에떠 있는 승객들을 배에 실어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배에 오른 사람들의 구명조끼를 벗겨 허우적대는 승객들에게 던져줬다.헤엄을 치지 못해 숨져있는 4명의 시신도 건져 올렸다.
조끼가 없어 한오라기 닻줄에 층층이 매달려있는 6명을 한꺼번에 배에 실어 날랐으며 승객들과 함께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기관장까지도 건져 올렸다.
이러기를 몇차례하는 사이 구운용씨(50·단양군 대강면 장림리)도 한척의 동력선을 몰고 달려왔고 다른 유람선도 도착해 물속의 승객들을 유람선위에 실어 올렸다.
7∼8차례 사람들을 실어나른 황씨는 유람선에 있던 승객들중 70∼80명을 넘게 구조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배안에서 20여구의 검게 그을린 시체들이 나오는 것을 뒤늦게 본황씨는 자신이 구조해낸 승객들은 갑판에 있거나 유리창을 깨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운이 좋았거나 그래도 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다.<단양=김동진기자>
1994-10-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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