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극적타결… 충돌위기 넘겨/미아이티 평화협정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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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9-22 00:00
입력 1994-09-22 00:00
군사정부 퇴진을 위해 미국이 무력개입 초읽기에 들어갔던 아이티가 평화국면을 맞고 있다.미국의 대아이티무력침공시한 직전에 미·아이티 군부지도자간에 평화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기 때문이다.
클린턴 미대통령이 지난 18일 아이티에 급파한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 등 외교특사단과 에밀 조나생 아이티대통령은 11시간의 마라톤 협상끝에 다음달 15일까지 군부가 퇴진한다는 내용 등 7개항을 포함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여러 차례의 유혈쿠데타를 겪은 아이티에 또다시 피를 부르는 무력침공이 취소돼 일단 평화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고 아이티국민들은 19일부터 상륙한 미군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미국의 강경한 무력 일변도 대외정책이 막판에 대화로 타결을 보게 된데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모두 반기고 있다.또 클린턴 미대통령으로서도 그동안 지지부진해온 아이티 문제를 일단락지었으며 그것도 평화적으로 해결하게돼 큰 외교적 성과를 얻은 셈이다.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기가 급락했던 클린턴은 이번 협상으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회복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협정의 미래가 장미빛인 것만은 아니다.아이티와 미국 일부,특히 아이티의 군부정권 퇴진 후 대통령으로 예상되는 장 아리스티드 전대통령 측에서는 협정의 내용이 너무도 모호하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당분간 아이티는 문제지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아이티간 합의문 내용은 크게 ▲아이티 의회가 늦어도 10월15일까지 대사면을 법제화할 경우 아이티군부의 일부 지도자들은 이번 협정의 성공적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명예로운 조기퇴진에 동의할 용의가 있다.
그들의 후임자들은 아이티헌법및 현행 군법에 따라 임명돼야 한다.▲아이티에 대한 통상금지및 경제제재조치들은 유엔결의문에 의거해 즉각 철회돼야 하며 ▲앞으로 있을 총선거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치러져야 한다는 등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우선 군부를 위한 「대사면」이라는 단서가 그동안 군부가 행했던 어떤 잔혹행위도 용서한다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또 이같은 사면을 펼 아이티 의회의 정통성문제가 시비대상이 된다.현의회의 의원들은 아리스티드 축출이후 군부정권 하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당선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들이 사면의 폭과 대상을 어떻게 결정할지가 의문이며 사면법안을 부결시킬지도 모르는 일이다.만약 현재 은신중인 아리스티드 지지자들로 새로 의회를 구성한다 해도 군부지도자 라울 세드라가 권좌에 있는 한 이들이 쉽사리 정치무대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와 함께 일부 군부지도자가 조기에 명예퇴진할 용의가 있다라는 문구는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그동안 클린턴이 무력침공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군부지도자들이 아이티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협정에 따르면 군부들의 출국문제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이들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할 장치가 전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이번 협정발표후 세드라는 자신이 퇴진은 하더라도 결코 아이티는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아이티 군부지도자들이 재산을 고스란히 갖고 사면까지 얻어 자기나라에 남는 것은 히틀러를 2차대전후 독일에 계속 남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어리석은 짓이라는 비난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서정아기자>
1994-09-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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