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수로 4조원 누가 떠맡나/한·미·일의 분담금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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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8-18 00:00
입력 1994-08-18 00:00
최소한 3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여겨지는 북한의 경수로 전환 지원금은 누가 부담하게 되나.또 1조원에 가까울 대체에너지 지원 자금은 누가 맡게 되나.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 1차회의 이후 국제적 관심은 이 부분에 쏠리고 있다.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잡혀있지 않지만 다음달 23일 2차회의에 앞서 열리는 전문가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그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인지 미리부터 관련국들은 자기들에게 돌아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미국측 회담 대표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는 『직접적인 경수로 자금지원을 약속하진 않았다.건설과 지원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만을 했을 뿐』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아예 일찌감치 뒷전으로 물러설 태세다.
일본도 서방선진 7개국(G7)이 공동으로 경수로 전환을 지원하도록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서방 7개국이 지원해준 선례를 들어 세계적인 차원의 대처를 주장할 예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일본의 이같은 태도는 핵문제를 G7으로 끌고 감으로써 미국의 독주를 막으려는 견제인 동시에 경수로 전환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 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일본은 자금을 지원한다 해도 전후 배상 차원에서 할 뜻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에 대해 북한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펄쩍 뛰고 있어 앞으로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볼 때 결국 자금을 댈 용의가 있다고 천명한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특히 미국은 경수로 전환 지원이야 말로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된다는 「안보비용 분담론」을 내세우며 우리 정부의 부담을 당연시 하고 있다.
이런 양상으로 나간다면 우리가 거의 다 떠맡게 되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전문가들은 그렇게 되면 총 소요자금의 70∼80%를 우리 정부가 대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이는 거의 3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부담이다.
물론 10년 가까운 공사기간 동안 나누어 지원 할 자금이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금액임에 틀림없다.아직 유상·무상의 방식은 결정되지않았으나 이미 북한이 흑연감속로에 쏟아부은 돈이 있어 그 부분 만큼은 무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를 의식,정부는 벌써부터 통일비용의 논리를 서서히 내세우고 있는 분위기다.한국형 경수로가 채택 됨으로써 수반될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신뢰구축,개방 유도등 부수효과에 더욱 중점을 두고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경수로 전환 지원은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됨을 의미한다.세계은행에서 차관을 얻든 아니면 국·공채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든 간에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그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합리적일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국민은 세금을 더 내어야 할 판이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 경수로의 모형이 사실상 한국형 원자로로 결정됨에 따라 어느 정도의 부담은 감수하겠다는 자세다.그러나 국민정서상의 문제 때문에 쉽사리 터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16일의 통일안보 조정회의에서도 「대국민 홍보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정부는 조만간 경수로 전환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북한 지원대책반」을 구성,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나갈 방침이다.그리고 목적세의 신설보다는 북한과 본격적인 경협을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남북협력기금의 조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양승현기자>
◎미 국무차관 북핵대담 내용/특별사찰 필수적… 북한서도 잘 알것/「연락사무소」 모든것 합의돼야 설치/전문가회담 미·북 오가며 복수협상
미국무부의 린 데이비스 국제안보담당차관은 15일밤(한국시간 16일상오)공영방송인 PBSTV 대담프로에 출연,미·북한 제네바 합의내용과 관련한 미정부의 견해를 밝혔다.미북 합의이후 미국관리로는 최고위 인사인 데이비스차관의 대담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번 미북한간 합의로 핵문제는 완전 타결된 것인가.
▲타결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중요한 진전을 이룩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왜냐하면 전체적 협상이 완료 될 때까지는 협상이 종결되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아직도 구체적인 중요한 사항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원자로에서 꺼내 저수조에 보관중인 8천개의 연료봉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중 하나다.우리의 희망은 연료봉들을 북한으로부터(제3국으로)반출하는 것이다.현재 북한은 5메가와트의 원자로에 연료를 재장착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건설중인 새 원자로 공사는 중지됐는가.
▲오늘 현재 북한은 새 원자로의 건설작업을 중지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2개의 새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건설공사를 중단하는 것은 최종적인 핵문제 해결의 일부분이다.
제네바 고위회담이 열리는 오는 9월 23일까지의 5주동안 어떤 새로운 합의가 있게 될 것인가.아니면 단순히 핵동결을 계속하는 것인가.
▲지금부터 제네바 고위회담이 다시 열릴 때까지 전문가회의가 열릴 것이다.이 회의를 위해 북한 사람들이 미국에 오고 아마도 미국인도 북한에 가게 될 것이다.여러번에 걸친 전문가들의 논의가 있을 것이다.최종타결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로 볼 수 있다.이는 단일협상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복수협상이 될 것이다.
북한이 지난 89년에 플루토늄을 추출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문제는 어떻게 돼있나.
▲지난번합의에 있어 중요한 내용의 하나는 바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당사자로 잔류한다는 것이며 동시에 그 의무를 준수한다는 것이다.이는 우리가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내고 또 특별사찰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북한이 특별사찰을 받을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들의 심중이 어떠하다는 것을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그러나 그들도 핵문제의 최종해결을 위해서는 이 문제가 필수적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우리는 미래의 핵개발을 막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미·북한간의 연락사무소 교환설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전문가 회의에서 구체적 사항이 마련돼야 할 것이나 이 역시 최종타결의 한 요소이다.모든 것이 합의되기까지는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앞으로 수주내에 이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특별사찰이 이뤄지기 전에도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가능한가.
▲실질적으로 경수로를 건설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므로 전체적인 조치의 이행문제는 협상을 좀더 해봐야 할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일괄협상의 한부분으로서 북한의 핵개발에 관해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상호조치의 이행이 어떤 순서로 이뤄질지 지금 말할 수는 없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08-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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