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극복은 생존위한 선택(최택만 경제평론)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4-07-28 00:00
입력 1994-07-28 00:00
정부는 엊그제 가뭄극복운동에 온국민이 고통분담의 자세로 동참해 줄것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정부는 가뭄지역에 대한 일손돕기와 양수차량 및 장비보내기,가전용품사용 자제 등 전기 아껴쓰기,하루 물사용량 10% 줄이기,채소류 소비절약 등 구체적인 요령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전세계가 가뭄과 폭염,그리고 홍수와 이상저온 등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한국 일본 호주 중미 중국중동부지역은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 가고 있고 인도 홍콩 중국남부 등은 홍수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극심하다.다행히 태풍 「월트」가 26일 부산 등 일부지방에 단비를 뿌려 가뭄해소에 도움을 주었지만 아직도 남부지역 대부분이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오랜 가뭄으로 25일현재 전체 논면적의 12·3%가 가뭄피해를 입고 있고 밭도 전체면적의 8·2%가 타들어 가고 있다.식수가 부족하여 전국 49개 시·군이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전력도 매일 매일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고 있다.전력예비율이 2%대로 떨어져 언제 제한 송전이 될지 모르는 실정이다.

가뭄은 이처럼 벼농사는 물론 모든 분야에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재해로 인한 위기적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가뭄극복에는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국민들의 동참을 당부하고 나선 것은 바로 가뭄피해가 무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

가뭄극복운동은 바로 우리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자구적 대응이다.그러므로 이 운동은 현재의 가뭄을 위기로 보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개인이건 기업이건 사회의 모든 유기체가 위기적 상황에 직면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실행하는 굳은 의지와 자세가 필요하다.그리고 시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분담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위기관리적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면서 범국민적인 절전과 절수운동을 펼쳐야 할 시점에 있다.왜냐하면 통상적인 운동이 아니고 위기관리적 관점에서 절전과 절수방안을 강구할 경우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오고 효율적인 절약운동이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농촌의 가뭄을 볼 때 농민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운동 역시 더욱 확산될 수가 있다.

또 가뭄극복운동이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기위해서는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필수적이다.국민 모두가 「한해」라는 배를 타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절전·절수운동과 농촌돕기운동을 펼 때 그 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기 때문이다.아울러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 있는 국민역량도 배가 될 수가 있다.

따라서 가뭄극복의 주체인 시민과 기업은 위기관리적 사고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절전운동과 절수운동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먼저 전력을 많이 쓰는 백화점과 대형빌딩 등은 과연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적정냉방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란다.지금까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과도하게 실내를 냉방해 왔다면 설사 손님이 주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실내온도를 높이는 등 공동체의식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전력을 많이 쓰는 생산공장들도 절전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일본의 닛산자동차와 후지중공업은일요일 등 휴일에 공장을 가동하고 대신 월·화요일을 휴일로 대체하는 제도를 8월 한달동안 매년 실시하고 있다.우리업계도 제한송전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불급한 생산라인의 가동은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다.

여름휴가도 공단별 또는 업종별로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절전대책을 공동으로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부 부유계층 가정의 과도한 냉방 또한 자제해야할 부분이다.서울 일부지역 아파트 단지에는 한가구가 몇대씩의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들 부유층은 『나만 시원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런 낭비가 전력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이들 계층은 에어컨이 한대도 없는 서민들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물 절약운동도 마찬가지다.정부가 아무리 절수를 외쳐도 시민들과 업체들이 외면하면 그 운동은 구호나 전시적 행정이 되고 만다.물을 많이 쓰는 업체나 업소가 스스로 절수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해야 만 그 운동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물을 많이 쓰는 사우나나 목욕업소 등이 자체적으로 휴일을 대폭 늘려 물절약에 앞장서기를 촉구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일부 대형업체나업소가 시민들에게 원활한 급수가 가능하도록 자진해서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특히 물을 많이 쓰는 제철·제지·맥주 등 생산업체가 스스로 물절약을 위해 조업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동경제철은 지난 17일 부터 다카마쓰 공장의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신일본제철도 나고야공장의 조업을 조절하고 있다.우리도 위기관리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가뭄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국민 모두가 역량을 결집하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논설위원>
1994-07-2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