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언제쯤 재추진되나/관심끄는 조기성사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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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7-26 00:00
입력 1994-07-26 00:00
◎“연기” 제의한 평양측서 공식조치 취해야/직간접으로 개최 희망… 북의지가 열쇠

25일로 예정됐던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주석 김일성의 급사로 무산됐지만 정상회담이 가까운 시일내에 재추진될 지 여부가 여전히 커다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상회담은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일성의 사망으로 북측의 새 지도체제가 정착되는 등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다.하지만 최근 남북 양측 수뇌부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이에 대한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또다시 정상회담 조기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정상대좌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획기적 돌파구를 연다는 우리측의 의지는 김일성 사망이라는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다.이는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23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의 책임있는 사람끼리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데서 분명해진다.

○평양 안정과 직결

그러나 정상회담의 성사여부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실천 의지에 달려 있고,이는 결국 김정일체제의 안정화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현재 북한은 대남 관계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김일성 조문파문을 빌미로 원색적인 대남 비방을 재개하는가 하면 김정일이 방북했던 박보희 세계일보사장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정상회담 개최 희망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북한권력의 불안정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 같다.즉 아직은 김정일이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적인」언급을 할 만큼 후계체제가 공식 출범했다는 가시적 증거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정일이 박사장을 통해 정상회담에 적극적 의사표명을 한 것과 관련,『개인 자격으로 방북했던 박씨의 발언은 현재로선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정부측 반응에서도 감지된다.다시 말해 정부로선 북측의 유고로 정상회담이 무기연기된 만큼 북측이 「공식적인 조치」를 취해야 정상회담은 새롭게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요컨대 우리측으로선 북측이 대외적으로 체제를 대표하는 국가주석과 최고권력직인 당총비서 등에 대한 승계 등 내부문제를 완결지은 뒤 정상회담 재추진 여부를 공식 제안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만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진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지성 확인돼야

물론 정부는 현재로선 김정일의 북한권력 승계 그 자체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긴 하다.다만 북측이 내부적인 체제개편 이전에 실제 성사여부와는 상관없이 정상회담을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한 카드로 들고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장소·시기 재논의

이를테면 김정일이 불안한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한 방편이나 미국과의 3단계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지렛대로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다.특히 김이 박사장을 통해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미 준비가 됐으므로 날짜만 잡으면 된다』고 언급한 데서 평양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속셈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일성 사망 이후 정상회담 개최원칙은 불변이라고 하더라고 회담 장소와 시기 등 등 절차적 문제는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측의 입장인 듯하다.<구본영기자>
1994-07-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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