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채권 잘 팔린다/“금리 한자리수로” 전망속 매입 급증
수정 1994-06-07 00:00
입력 1994-06-07 00:00
장기채권이 잘 팔린다.현재 연 12%수준인 금리가 앞으로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한자리수 금리시대의 진입을 예고하는 조짐이다.
6일 재무부에 따르면 올들어 1∼5월의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발행실적은 만기 5년짜리가 7천8백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백26억원에 비해 18배나 됐다.반면 만기 1년짜리 매각량은 1조5천3백77억원어치로 전년동기(1조9천9백96억원)에 비해 23.1%(4천6백19억원)가 감소했다.
장기채권의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은 장·단기금융시장이 잘 발달된 선진국에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될 때 종종 나타나지만 금리가 만성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만기 5년이상인 장기채권으로는 산금채 이외에 국민주택채권이 있으나 아파트를 분양시 강제로 사도록 하는 첨가소화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자발적인 수요가 아니며,5년짜리 산금채도 작년까지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
채권수요는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단기로 몰리고,반대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 장기로 몰린다.예컨대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는 장기채권을 사는 것이 현재의 높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어 단기채권보다 훨씬 유리하다.
재무부 관계자는 5년짜리 산금채가 잘 팔리는 것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이외에 이달부터 만기 10년이상의 장기상품인 개인연금이 각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연금이 판매되면 금융기관에 막대한 규모의 장기수신이 쌓이고 금융기관은 이를 다시 장기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금리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염주영기자>
1994-06-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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