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동포들 잘 왔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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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5-19 00:00
입력 1994-05-19 00:00
모처럼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시베리아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동포 5명이 마침내 서울에 도착했다.김영삼대통령의 적극적인 수용지시 이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이룩한 첫 결실이다.정말 수고했고 잘 왔다.아직도 많은 희망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들도 무사히 소망을 달성할수 있게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들뿐 만이 아니다.한만국경의 중국 만주땅에도 수많은 탈북동포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북한내에도 외부세계를 몰라서 혹은 용기가 없거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동포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한다.배고파 도망왔다는 여만철씨 일가를 비롯한 최근의 탈북귀순자들 증언은 북한동포들의 생활과 고초가 어떠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그들 모두에게도 우리정부와 국민모두의 따뜻한 동포애의 손길이 미쳐야 할것이라 생각한다.북한당국은 우리의 동포애와 인도주의를 그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변하고 있다.러시아당국에 탈출벌목공 40여명의 체포인도를 의뢰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손바닥으로 홍수막기지 그런다고 막아질 일인가.

우선 급한 것은 「이밥에 고기국 비단옷」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최소한 일망정 기본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일이다.솔직히 말해 그럴 자신 없으면 빨리 손들고 주민고생이나 덜어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국가고 체제고 이념이고 모두 속된표현을 빌린다면 먹고살기 위한 것 아닌가.의식주도 해결해주지 못하면서 무작정 탈출만 막는 것은 인간생존의 기본권 침해요 박탈이며 국가적 죄악이요 범죄다.더욱이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차원에서 탈북자들을 돕겠다는 우리에게 보복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북한이 조속히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우리와 세계의 도움도 받아 주민의 주린 배를 채워주지 않는 이상 앞으로 탈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봐야 한다.우리정부가 이들을 모두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중국·러시아등과의 관계로 인한 제약도 따를수 밖에 없다.그런 의미에서 지난 10일 민간단체로 발족한 「북한탈출동포돕기 운동본부」의 앞으로의 역할에 우리는 큰 기대를 갖는다.

이런 일에는 민간주도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한국이나 희망하는 제3국 정착에 필요한 기금모금을 비롯한 탈북자및 북한동포돕기 범국민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국제적십자를 비롯,유엔기타 인권단체등의 인도주의적 협력 요청등을 통한 적극적인 탈북자보호운동의 전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그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극악무도한 인권침해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의 전개도 바람직할 것이다.
1994-05-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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