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의 대뇌/일반인 보다 좌반구 크게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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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4-28 00:00
입력 1994-04-28 00:00
인간의 음악적인 재능은 뇌의 어느 부위와 연관이 있으며,음악가의 뇌 구조는 보통 사람의 것과 어떻게 다를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음악가의 재질이 대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역할분담에서 나온다고 믿었다.즉 대뇌의 우반구가 멜로디와 음조를 인지하고 좌반구는 리듬과 악보를 해독하는 작용을 갖기 때문에 좌우반구가 균형있게 발달한다고 생각해 왔다.그러나 최근 독일 의학자들은 첨단 기법의 뇌파분석을 토대로 새 연구결과를 발표,지금까지의 관념을 깨뜨리고 있다고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는 전한다.
독일 뒤셀도르프대 의대 고티프리트 슐라우크교수(신경외과)팀이 지난해 중견음악가와 보통 사람 27명씩의 뇌 구조를 핵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비교 분석한 결과 음악가들은 한결같이 대뇌의 좌반구가 크게 발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음악가들은 일반인에 비해 청각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좌반구의 평면측두골이 훨씬 컸으며 좌우 뇌반구 사이에 있는신경섬유관도 훨씬 두꺼운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차이점은 7세 이전에 음악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났다.이에대해 슐라우크교수는 『조기 음악학습이 어린이 뇌 좌반구의 연골조직을 새로 자극해 신경망을 강화하는 한편 또 다른 신경망을 번식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조기 음악교육의 효과는 특히 뇌량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뇌량은 대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신경뭉치.대뇌의 좌우 반구는 서로 인체의 반대방향을 통제하기 때문에 좌우반구의 신속한 교신은 음악가에게 있어 생명과 다름 없다.
슐라우크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7세 이전에 음악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뇌량이 15%나 더 두껍게 나타났다는 것이다.그는 뇌량이 두꺼워 질수록 대뇌 좌우반구의 교신을 촉진해 운동신경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며,대뇌 좌반구의 평면측두골이 더 클수록 청각 기능이 향상돼 음악적 재능이 탁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슐라우크교수는 『음악가들이 이처럼 대뇌 좌반구의 평면측두골이 크고 뇌량이 두껍게 나타난 것은 일찍부터 뇌신경을 활발히 움직여 온 결과』라면서 『특히 이런 특징이 어릴때 음악에 입문한 사람에게서 더 현저하게 나타난 사실은 그만큼 조기 음악교육이 효과적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박건승기자>
1994-04-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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