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발언」정가에 파장/월간지 회견서 “개혁세력 아마추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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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4-22 00:00
입력 1994-04-22 00:00
◎“새봄에 잡초 핀다” 성토속 발언저의 의심

『과거 정권에 있었던 사람들은 과거정권이 받는 비판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민자당의 강삼재기조실장은 21일 박준규전국회의장이 한 월간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새정부의 개혁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톤 높은 「반비판」을 퍼부었다.

박전의장이 김영삼대통령의 「비문민적 사고」와 대통령 주변사람들의 「현실과 괴리된 아마추어리즘」등을 꼬집은 데 대해 『정치선배라 참으려 했지만 도저히 못참겠다』면서 『내이름을 써도 좋다』고 덧붙였다.지난 1월말 다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재봉전국무총리가 김대통령의 개혁을 비판할 때만 해도 『무책임한 사람』정도로 불만을 표시하는데 그쳤던 그였다.

『그들(5·6공세력)이 제대로 해놓았다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꼬여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왜곡된 어제를 바로잡는 개혁은 소수가 불평한다고 그만둘 수 없다』고 그는 잘라 말했다.

문정수 사무총장도 『새싹이 피어나야할 새봄에 잡초가 피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토로했다.그는 『개혁은 정상적인 사람만이 운운할 수 있다』면서 『연립주택을 수십채나 갖고 서민의 월세를 받는등 재산축적과정이 문제가 돼 정계를 떠난 그가 아직 개혁이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개혁주체」들의 이같은 흥분에는 사전선거운동시비,외교정책혼선,UR협상파문등 최근 잇따른 정치악재를 이용,「수구세력」이 개혁 자체를 매도하려 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가 『지금은 과거와의 무원칙한 화합이 아니라 흔들리고 있는 개혁의 지향점을 분명히 해나가야 할때』라면서 정주영·박태준씨에 대한 정치적 사면설을 부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또 하나 박전의장이 경북고총동문회장이며 T·K(대구·경북출신)정치인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도 민주계로서는 몹시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청와대의 한 수석비서관은 『3공에서 6공까지 처신에 능해온 그가 이제와서 개혁을 비판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일축했으나 박종웅의원은 『정치재개를 위해 편을 모으려는 시도 같다』고 경계했다.

역시 재산파동으로 물러난 김재순전국회의장이 서울대 동창회장으로 취임하자 동창들이 회보를 통해 「토생구생」(토끼도 개도 다함께 살자)을 외쳤을 때만 해도 『끈떨어진 구정객의 호소』정도로 치부하던 것과는 판이한 반응이다.민정·공화계 일부에서는 『민주계는 지금 비판내용의 타당성보다는 비판속에 담긴 「음모」와 「비판할 자격」을 성토하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박성원기자>
1994-04-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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