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도 못한 “취수중단” 발표/박성수 전국부기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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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4-17 00:00
입력 1994-04-17 00:00
목포시의 주상수원인 몽탄정수장의 수돗물 취수 전면중단이 발표되던 지난 15일 하오 전남 목포시청 상황실.정영식시장을 비롯,광주지방환경청관계자등 목포지역 지방행정기관 책임자들은 이날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조용하던 정적을 깨고 급기야 이른바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지난 13일을 전후해 봄가뭄을 해갈시키는 봄비가 내린뒤 불청객으로 불거져나온 영산강 물고기 떼죽음 파동이 끝내는 지역 기관장들을 이같이 불러 모았다.나주시의 나주대교 부근에서 처음 무더기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떼가 이날은 나주군 다시면 죽산교까지 16㎞에 걸쳐 번졌기 때문이다.

수백명의 목포시민들이 초조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이어진 이날 「대책회의」는 밑도끝도없이 『16일 0시부터 몽탄정수장에서 수돗물 취수를 전면 중단한다』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26만명의 목포시민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70% 가까이를 공급하는 몽탄정수장 취수중단은 한마디로 목포시민은 물없이 살라는 충격적인 조치였다.

그러나 대책회의가 내세운 조치의 이유는 간단했다.암모니아성질소가 기준치를 웃돌고 화학적산소요구량이 평소보다 2∼3배가량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를 지켜본 시민들은 이같은 이유는 엄청난 주민생활불편을 초래하는 「취수전면중단」의 까닭이 될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대책회의는 뚜렷한 이유는 모르지만 물고기 떼죽음의 범위로 보아 취수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이다.

관계당국의 될대로 되라는 식의 무사안일은 떼죽음 물고기가 물위에 떠오를 때부터 예견됐다.갈수기동안 강변에 쌓여있던 퇴적물이 불어난 물에 용해돼 용존산소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우겨댔다.또 나주시는 떼죽음 당한 물고기를 바로 그 강바닥에 파 묻었다.오염된 물고기가 부패해 다시 강물에 흘러들지라도 당장 눈에 띄지만 않으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음은 물론이다.

물고기 떼죽음 사태 발생 나흘째인 16일 목포에 급거 내려온 박윤흔환경처장관도 취수중단이유를 묻는 시민들의 질문에 이마에 말없이 흐르는 땀만을 연신 닦아내면서 『관련공무원을 엄중 문책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1994-04-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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