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외언내언)
수정 1994-03-25 00:00
입력 1994-03-25 00:00
왕조실록은 왕이 승하하고 새 왕이 즉위하면 임시로 실록청을 설치하고 관리를 임명하여 편찬작업을 수행한다.매일매일 사관들이 기록해둔 사초를 자료로 선왕대의 역사가 기술되지만 그 법도의 엄격성과 비밀성은 철저하게 보장된다.임금이라 할지라도 선왕의 실록을 결코 볼수 없게 금지되어 있었다.
궁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정사를 비롯한 온갖 보고서를 기록하는 사관의 권위는 절대적이다.숙종때 중국사신을 맞아 대화중 약간의 실수를 저지른 왕이 사관에게 사초에서 이를 삭제해줄것을 명하였다.그러나 이 사관은 끝내 왕명을 거부하다 결국 파직이 되고만다.
연산군이 생모 윤씨의 폐비·사사에 이르는 내용을 알고 피비린내나는 갑자사화를 일으킨 것도 사초와 관련되어 있다.
사초를 본 사람이 내막을 모르는 연산군에게 밀고함으로써 참혹한 보복이 빚어진 것이다.재위중 쫓겨난 왕에 대해서는 「실록」대신 「일기」라고 썼다.연산군과 광해군의 기록은 「일기」라 불린다.이번 국역에서 고종과 순종실록이 제외된 것은 일제하에 관주도로 왜곡편찬되어 사료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북한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91년 「리조실록」을 완역 출간하였다.국내에서 두 출판사간의 무단복제와 정식판권 계약시비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서 가장 자세한 왕대별 편년체사서이며 우리사학과 한국학연구의 귀중한 보고이기도 하다.
역사기술에 그토록 엄정하고 객관적이었던 선인들의 역사의식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1994-03-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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