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진 야」 어떻게 달래나/풀려다 꼬인 「영수회담」… 여야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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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3-15 00:00
입력 1994-03-15 00:00
◎“분위기 잘못 전달”… 냉기류 해소 분주/여/“청와대 권위주의 회귀” 대흥공세 포문/야

지난 11일의 여야영수회담 뒤치다꺼리에 여야가 모두 골치를 썩이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 결과및 절차등에 대해 아직도 섭섭함이 가시지 않았다는듯 계속 불만을 터뜨리며 대여·대정부성토에 나섰고 카운터파트인 민자당도 앞으로 산적한 현안을 의식,「민주당 달래기」에 총동원태세를 갖췄다.

청와대는 『야당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던 지난주까지의 생각에서 발표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하는 쪽으로 선회,모처럼의 원만한 여야관계가 경색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냉기류에 둘러싸인 정치권은 민주당의 이기택대표가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하는 15일,최대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영수회담이 본래 의도와는 달리 여야관계를 냉각시키는 결과를 빚게 되자 발표창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진화에 안간힘.

박관용비서실장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은 여야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분위기를 조성키 위해 마련한 영수회담이 오히려 분위기를 흐리게 하고 있는데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고 전하고 『어디까지나 야당대표의 위상을 제고하고 대화분위기를 조성하려 한것이 본래의 의도』라고 강조.박실장은 『대통령의 구술을 받아 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정리하고 다듬는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다』면서 『이대표가 제시한 주제에 대통령의 답변만을 전달하니까 마치 김대통령이 이대표를 홀대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발표상의 잘못을 시인.이원종정무수석도 『당초 중간발표를 하자는 안을 제기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시.

○…민주당 박지원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당의 자성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신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해 모든 최고위원들이 울분을 토로하고 국민을 위해 더 이상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우국의 발언이 주종을 이뤘다』고 강경한 분위기를 전달.

박대변인은 『집권 1년만에 야당총재 시절 그렇게 주장했던 보안법 개폐를 반대하고 또 물가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 유감을표시했다』면서 대통령의 대북한관및 보안법·물가문제등에 대한 시각 교정을 촉구했다고 소개.

이처럼 민주당은 일단 대통령의 대야인식이 권위주의식으로 되돌아갔다는 점을 부각시켜 대여공세를 펴나간다는 방침.최우선적 목표는 역시 법사위 소위구성을 통한 보안법 개폐이며 여기에 체중을 한껏 실을 계획이라고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이 설명.또 이번 일로 민주당이 손해보는 것보다는 김대통령이 결과적으로 더 큰 이미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

하지만 민주당도 마냥 대여투쟁 일변도로 나갈수 없는 고민이 있다.뚜렷한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이내 상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민주당은 더욱 조심스러운 것 같다.15일의 이대표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민자당도 영수회담결과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민주당의 기분을 풀어줄 묘책을 찾느라 고심하는 분위기.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한 것 같다.

앞으로 보안법개폐문제와 UR협정 비준,국회법개정,그리고 국회 정보위구성등 숱한 난제와 씨름해야 할 민자당으로서는 속이 탈수 밖에 없다.

이날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한동원내총무는 『민주당이 이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강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면서 『앞으로 야당과 신뢰하고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복원하는데 힘써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밀월관계 복원에 힘써줄 것을 요청.<한종태기자>
1994-03-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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