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고급승용차 갖기 붐/개방화이후 「마이카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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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3-06 00:00
입력 1994-03-06 00:00
◎할부판매 실시… 자동차수입관세 절반 낮춰/북경시대 운전교습소 1백70곳으로 늘어

「번쩍번쩍 빛나는 승용차로 북경시내를 쏜살같이 질주한다」

개방화의 물결이 밀어닥친 이후 중국인들의 눈을 가장 휘둥그래지게 만든 것은 자동차다.사회주의체제 중국에서 자기 차를 갖는다는 것은 최근까지도 여전히 「꿈」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서 이꿈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이른바 「마이 카」붐이 급속히 일고있는 것이다.이는 수개월치 월급과 배급표를 내고 자전거를 사는데 만족해야 했던 중국인들이 경제성장으로 더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되면서 무엇보다 자동차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혁명 당시부터 자동차 소유를 꿈꿔왔던 리 샤오화씨(43)는 81년 북경주재 리비아 외교관으로부터 일제 중고 도요타를 구입,드디어 「마이 카」꿈을 실현했다.내친김에 그는 지난해 봄 중국에서는 최초로 세계 최고급의 이탈리아제 스포츠카 페라리를 구입했다.13만4천8백88달러짜리 이 스포츠카를 구입한덕분에 리씨는 자동차 전문잡지에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리씨는 『이제 중국에서도 자가용이 생활수준의 척도가 되고 있으며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 되고있다』고 말한다.농부에서 부동산개발업자로 직업을 바꾼뒤 백만장자가 된 리씨는 2대의 메르세데스 벤츠와 부인이 운전하는 빨간색 마쓰다 스포츠카를 포함,현재 7대의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리씨처럼 일찍이 「마이 카」의 꿈을 이루는 것은 아직은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저임금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아직까지 높은 세금때문에 페라리나 롤스로이스같은 고급차는 고사하고 삐걱거리는 러시아제 고물차 라다스조차 구입하기 힘든 형편이다.

심지어 모택동의 외손자 왕샤오즈(21)도 중국관영 차이나 데일리지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를 갖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며 『현재 대학생으로 차를 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그림을 그리고 이론을 배우거나 부속품을 수집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는 일반인들도 자동차를가질 수있는 몇가지 청신호가 나타났다.중국에서는 최초로 지난 1월부터 중국남부 광동지방에서 자동차 할부판매를 시작한 것이다.목돈을 구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에게는 대단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이와함께 중국정부는 새해 첫날부터 자동차구입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또 현행 2백20%에 달하던 자동차 수입관세도 절반인 1백10%로 줄어 자동차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따라 운전을 배우려는 사람도 덩달아 늘어 10년전만 해도 북경시내 몇군데에 불과했던 운전교습소가 최근 1백70여곳 이상으로 증가했다.

92년 10월말 현재 중국에는 70여만대의 승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있다.1년에 1천만대의 차가 판매되는 미국에 비하면 아직 보잘것 없는 수치지만 중국은 지난 10년동안 자동차 판매숫자가 계속 2배이상씩 늘고있다.이런 추세로 가면 세계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자동차시장으로 꾸준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조만간 「오너 드라이버」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은 쉽게 점칠수 있다.<김성수기자>
1994-03-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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