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부품없다” 신상품 강매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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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1-25 00:00
입력 1994-01-25 00:00
◎소비자연맹,지난해 피해고발 19건 접수/AS엔 거의 무관심… “값 쳐줄테니 새것 사라”/TV 등 부품보유기간 안지켜 수리에 어려움

가전회사들이 부품보유기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

가전제품회사들은 부품이 없어 수리를 해주지 못하면서도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특히 대리점에서는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새 제품을 교환,「강매」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소비자고발창구의 하나인 한국소비자연맹에 지난 한햇동안 부품보유기간과 관련해 들어온 고발은 19건으로 극소수의 사람만이 고발센터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홍갑순씨(서울 마포구 망원동)는 3년전에 구입한 S전자의 텔레비전 브라운관이 고장나 서비스센터에 연락했으나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안된다며 감가상각하여 19만원을 환불해줄테니 신상품을 구입하라는 통보를 받았다.1백만원에 가까운 물건을 싸게 처분하는 것이 아까웠던 홍씨는 결국 회사측이 세운전자상가에서 20만원에 구입한 브라운관에 25만원을 지불하고 고쳐서 사용해야 했다.

윤인봉씨(서울 성동구 금호동)도 지난 91년 구입한 G사의 오디오제품이 고장나 구입처인 대리점에 애프터서비스를 의뢰했으나 부품이 없어서 수리가 안된다며 제품값의 40%를 쳐줄테니 새 제품을 구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윤씨는 부품보유기간이내에 부품이 없어서 수리를 받지 못하는데도 2년4개월 사용한 제품을 60%나 감가상각하는 것이 억울하다며 소비자고발센터에 호소해왔다.

이같이 부품보유기간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는 최근 가전회사들이 상품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수리부품 보관에 드는 물류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부품을 오래 보관하는 대신 신상품과의 교환과 현금으로의 환불을 적극 추진함에 따라 더욱 늘고 있다.현재 가전회사들의 부품보유기간은 제품의 내구연수에 따라 ▲3년 ▲5년 ▲8년 등으로 정해져 있으나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이를 준수하는 가전회사는 드물다.가전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제품수명만이 아니라 제품판매수량,불량발생률 등의 추이를 감안해 부품을 예상발주하기때문에 부품이 미리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기업들은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으나 소비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먼저 대리점이나 서비스센터에서는 수리를 위해 부품을 제대로 구해 보지도 않고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권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애프터서비스 의뢰를 판매의 호기로 이용하는 의혹이 짙으며 자원절약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남기고 있다.소비자들은 또 사용연수에 따라 1년마다 25%내외씩 불어나는 불리한 감가상각률을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적용당할 수 밖에 없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와관련,한국소비자연맹의 도영숙고발상담실장은 『중요부품마저 부품보유기간을 지키지 않는 기업들의 양식이 의심스럽다』면서 『적어도 부품보유기간과 관련한 피해에 대해서는 업체에서도 소비자와 다소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백종국기자>
1994-01-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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