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의 소신 행정/임태순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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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1-15 00:00
입력 1994-01-15 00:00
물관리 행정의 주무부처 장관이 또다시 불에 기름을 붓는 식의 발표를 했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의 행정관행으로 미루어 볼 때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무슨 큰 일이 터지면 해당 부처는 가능한한 문제의 심각성이나 피해규모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써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당연한 의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장관은 이번에 소신있는 공개행정을 보여준 것인가,아니면 환경처 입지 강화를 겨냥한 것인가.
환경처는 『검출물질의 실체를 파악하는 「정성(정성)분석」 단계의 내용이지만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져 올 우려때문에 사실을 여과없이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처의 「충격발표」는 검출된 유해물질의 양이 적고 특히 벤젠화합물의 경우 휘발성이강해 끓여 먹으면 문제가 안된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발표배경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이번 발표가 피해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식수원오염의 심각성을 알려 경각심을 한층 높여준 계기가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같은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해결방식이 정부내에서 성숙되고 있다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발표의 배경이 어떠했든 박장관의 「솔직한 용기」는 높이 사야 한다는 분위기다.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의 핵심이나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근원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풍토를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1994-0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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