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보다 과감한 철폐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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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2-28 00:00
입력 1993-12-28 00:00
정부는 국제화와 개방화에 대비한 국가경쟁력강화방안의 하나로 행정규제를 대폭 완화키로 했다.내년 상반기까지 1천5백여개 경제관련법령상의 인·허가 등 1만여개 기업활동제한조치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이번 정부규제완화작업은 그 규모가 과거 어느 때보다 방대하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이 어제 경제부처 장관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경제를 살리는 데 규제완화가 절대로 중요하며 새해에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청와대내의 규제완화대책반을 가동,규제완화실태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힘으로써 내년은 정부규제완화의 실질적인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 15일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새로운 무역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제도와 관행,그리고 규범의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있다.이가운데 민간기업의 경영활동을 제약해온 정부규제의 완화 내지 철폐는 적자생존의 냉엄한 국제경쟁속에서 우리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과제이다.

지금까지 정부규제는 시장기구의 원활한 작동과 민간경제주체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비능률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국제화와 개방화에 따른 우리경제의 재도약에 큰 장애가 되어 왔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였다.그런데도 규제가 그대로 존속되어온 것은 관계기관이 규제를 완화하면 해당기관의 영역과 권한이 축소된다고 인식한데서 비롯된 것 같다.

새정부는 이점을 감안하여 출범 초기부터 규제완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고 마침내 전례없는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정부가 그같은 규제완화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규제적인 제도와 규범,그리고 관행을 완화보다도 아예 철폐하겠다는 원칙아래서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규제의 존속을 전제로 완화조치를 강구하는 것과 철폐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규제의 완화 내지 철폐조치가 페이퍼 워크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정부는 지난 6월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법을제정하여 60여개 법령에 규정된 각종 규제를 완화한 바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는 규제완화를 집행하는 일선 행정기관의 공직자들이 규제완화조치를 능동적으로 집행하고 홍보하기보다는 피동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들이 『행정은 서비스다』라는 능동적이고 봉사적인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더 나가서 중앙기관이 생각하지 못한 규제를 발굴하여 완화 내지는 철폐를 건의할 정도로 자세와 의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1993-12-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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