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재길 누드전/「몽환」 주제,한국적 에로티시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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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2-25 00:00
입력 1993-12-25 00:00
모델의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낸 누드사진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오는 26일까지 서울갤러리(721­5968)에서 열리고 있는 「몽환」전이 그 전시로 사진작가 이재길씨가 전통속의 에로티시즘을 추구한 이채로운 누드사진을 모아놓은 자리.

누드사진 작업을 해온지 10여년,한국여인의 고혹스런 자태와 애잔한 정서를 자신의 필름에 옮기는데 많은 시련과 좌절을 겪어온 이씨가 비로소 자신있게 선보이는 작품들이 범속한 누드사진들과는 달리 환한 모습으로 관객을 맞고 있다.

작가의 뚜렷한 연출에 의해 적절히 통제된 에로티시즘이 세련된 영상으로 드러나면서 한국여인의 감칠맛,다소곳한 운치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말이다.

누드사진에 인격과 예술성을 부여했다는 평을 듣는 그의 출품작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인네로부터 알몸을 반쯤 드러내고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여인,호박색 광선속에 사지를 내던지고 누워있는 모습등 어느 무엇에 의해서도 풀리지 않는 여인들의 깊게 맺힌 가슴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돼 담겨있다.

외설스런 것으로만 인식돼온 누드사진에 인격을 부여하는데 천착해온 이씨는 『나의 카메라앞에 서준 모델들이 한결같이 높은 긍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큰 용기가 됐고 그녀들의 그런 힘을 정직하게 사진으로 옮겨 놓을수 있었다』고 했다.
1993-12-2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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