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과(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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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2-03 00:00
입력 1993-12-03 00:00
『일본어는 학문연구 수단으로는 미흡하며 일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일본의 문화나 학문은 세계사적인 보편성을 결하고 있다』

지난 92년 서울대가 일본어를 94학년도 입시의 제2외국어 선택과목에서 제외시키면서 밝힌 얘기다.

같은 이유로 서울대에는 일어일문학과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이며 서구의 많은 대학들에서도 일본어를 대학입시 선택과목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서울대 당국자는 설명했다.

서울대의 이같은 조치에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서 공부해 온 고등학교의 교사와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했고 한 학부모는 『평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것』이라며 헌법소원까지 냈다.

또한 상공부는 『일본으로부터의 기술이전등을 늘려 대일 무역역조를 줄여나가려면 고등학교에서부터 일본어 교육을 강화하는등 일본을 알고 연구하는 분위기를 더욱 조성해야 한다』며 장관명의의 철회요청 서한을 서울대에 보냈다.그러나 서울대는 「방침불변」입장을 거듭 밝혔고 헌법재판소에서도 7대2의 의견으로 서울대의 결정을 합헌적인 것으로 판결했다.

지난 80년대에도 서울대는 일본연구소의 설립기금으로 1백만달러를 제공하겠다는 일본정부의 제의를 단호히 거절한 바 있다.

그 서울대가 일본어학과 및 관련연구소의 신설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한다.빠르면 95년부터 이루어질 일이라고 한다.역사의 수레바퀴가 얼마나 빨리 돌고 있는지를 실감케 해주는 소식이다.



국제화의 도구는 언어다.필요하면 적의 언어와 사고방식도 배워야 한다.냉전시대에 미국이 러시아어를 열심히 배우고 연구한 것은 그같은 논리에서다.

다만 『한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 즉 도구로서의 유용성만을 보는데 그치지 않고 언어가 바로 그 문화의 내용을 이루기도 한다는 점』은 계속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1993-12-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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