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해법」 이상·현실의 “양난”/돌파구 모색 고심하는 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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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2-02 00:00
입력 1993-12-02 00:00
쌀시장 개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민자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개방불가」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개방불가피」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그러나 현실을 좇기에는 정치적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농민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많은 의원들은 토로하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이 지난 대선당시 「대통령직을 걸고 쌀 수입 개방을 막겠다」고 공약한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개방반대의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당의 농촌출신 의원 모임인 농의회(회장 김종호정책위의장)는 지난 30일 모임을 갖고 「농수산물 수입개방반대 추진위원회」(회장 박명근)를 결성했다.이들은 「쌀수입 개방 절대 반대」를 결의하면서 개방반대 대열에 합류했다.이날 결의문에는 농의회 의원 62명 가운데 40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쌀 수입개방 절대불가」입장의 결의문을 채택,당지도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복잡하다.당의 한 정책 관계자는 1일 『미·EC간 농산물분야 협상이 타결될 경우 예외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쌀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GATT체제를 떠나야 하는데 이는 「19세기」로 되돌아 가는 것을 뜻한다』면서 쌀시장 고수의 어려움을 실토했다.
농의회가 개방반대를 결의한 것과 같은 날부터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쌀정국」 해법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종필대표는 이날 당의 재해대책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 참석차 광주를 방문,광주·전남 지역 지구당 위원장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우리도 적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개방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김대표는 『과도조치로 농민들에게 손해가지 않는 대책을 철저히 세운 뒤 세계추세에 적응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개방의 현실화에 따른 정책 대안까지 고려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주요 쌀 생산지인 호남에서 김대표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쌀개방의 공론화를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그러나 측근들은 『김대표가 평소의 생각을 밝힌 것일 뿐』이라면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황명수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운명적으로 닥쳐올 문제가 있다면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게 진짜 용기있는 행위』라면서 개방불가피론을 시사했다.
사실 민자당은 개방을 전제로 한 정책 대안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은 농촌문제를 3가지 틀에서 접근하고 있다.
농업이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서 자리잡도록 전업농을 육성하고 농민들에게는 가격지지 정책이 아닌 직접 소득보조를 통한 복지대책을 강구하고 이농현상을 막기 위해 농어촌의 환경개선과 지역균형개발을 서두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복지분야에 있어 재해보상제도나 농민연금제가 아직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추가재원확보 방안도 뚜렷하지 않다.또 이러한 방향설정에 대해 당내에서는 조용한 호응이 일고 있으나 아직은 소수의 목소리일 뿐이다.
민자당은 내각이 책임을 지고 수습해 주길 고대하고 있다.이 경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당정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강석진기자>
1993-12-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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