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교수제(외언내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3-12-01 00:00
입력 1993-12-01 00:00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겠지만 한 때는 대학에서 10년은 족히 됐을 강의노트를 애용하는 노교수들이 적지 않았다.학문의 권위를 빛바랜 노트에서 찾으려 했던 시절의 일이다.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전임강사만 되면 조교수·부교수·교수로 승진,연구실적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65세 정년까지가 순탄하게 보장된다.

미국의 경우는 계약제가 원칙으로 돼있다.대개 조교수 3년,부교수 4년,도합 7년간의 계약이 끝난뒤 종신교수(Tenure)가 될 자격을 얻는다.세계적 명문대 MIT의 경우 8년이상 근무한 교수중 심사를 거쳐 종신교수로 선정되는 것은 5명중 1명꼴이다.교수의 길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터인가를 알 수 있다.

조교수·부교수에서 연구실적 부진으로 탈락하는 사례도 허다하다.자동적으로 정년까지 보장되는 한국식 교수인사제도는 안일과 침체의 풍토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엊그제 서울대 김종운총장은 서울대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위해 교수계약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석좌교수와 기금교수는 내년부터,신규채용교수는 95년부터 이 제도를 적용,3년마다연구업적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얼마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아시아의 과학­떠오르는 과학대국들」이란 특집에서 한국최고인 서울대의 연구수준을 세계 30위권으로 평가한 적이 있다.외국의 전문가들이 본 우리의 위상이다.이 잡지는 서울대 과학연구수준이 낙후되어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교수의 승진이 쉽고 연구결과의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등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정곡을 찌른 비판으로 생각된다.

1년동안 논문 한편 안쓰고도 버틸 수 있는게 우리대학의 현실이다.교육부에서는 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95년부터 「교수업적평가제」실시를 검토중이다.대학도 이제 국제경쟁력시대,교수계약제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본다.
1993-12-01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