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혁씨 현대정유 대표이사(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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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1-11 00:00
입력 1993-11-11 00:00
◎“고품질로 승부… 내년을 흑자 원년으로”

정유업계에서 요즘 현대정유(구 극동정유)에 대한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극동정유 시절의 경영권 분쟁을 끝내고 새로운 이미지로 품질향상 등 차별화전략에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 회사 대표이사에 선임된 정몽혁 부사장은 『양질의 기름으로 경쟁하고 전 임직원의 합심단결로 내년을 흑자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 회사는 현재 심현영 현대그룹 종합조정실장이 사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부사장의 친정체제에 들어갔다.

정부사장은 현대가 주유소 확보에 공격적일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에 대해 『다른 정유사들의 지나친 과민반응』이라며 『신규 주유소는 정부의 증설 허가분에 비례해 소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표현으로 일축했다.

『극동정유 시절엔 경영권 문제때문에 주유소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입니다.그러나 기존 시장에 해가 되는 일을 안하는 게 현대의 기업문화입니다』 주유소 확보경쟁보다는 양질의 기름으로 경쟁하겠다는것이다.

『정부의 정제시설 고도화정책에 따라 납사 탈황과 등·경유 탈황,일산 3천배럴 규모의 중유 탈황시설을 건설해야 합니다.정유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그는 깨끗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각별해지면서 탈황시설과 같은 설비투자가 절실해진데 비해 투자재원 조성문제는 유가인상 등 국민부담으로 이어져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유업계의 투자재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수도권 저유시설의 확충과 정유사의 이윤 확대,대리점과 주유소 마진 현실화 등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이러한 조치가 없으면 수익구조(누적결손 3천6백억원)가 악화된다는 진단이다.

정부사장은 경복고와 미 UCLA대학을 나와 현대석유화학 부사장을 거쳤다.정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언론인)의 외아들이다.정명예회장은 평소 5명의 동생중 신영씨를 가장 아꼈고 조카인 정부사장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관훈클럽의 「신영연구기금」도 교통사고로 숨진 동생을 위해 정회장이 마련한 것이다.「정몽혁 체제」의 홀로서기가 기대된다.<권혁찬기자>
1993-1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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