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부 아직도 정신 못차려”/교체위(국감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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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0-19 00:00
입력 1993-10-19 00:00
장관이 바뀐 교통부를 상대로 이제까지 드러난 서해훼리호 사건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추궁.여당의원들조차 『아직도 교통부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라고 탄식할 정도로 교통부의 무능함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장관을 대신해 나온 구본영차관은 보고에서 『사고발생후 연안여객선의 안전관리 실태가 개선돼 승선인원등을 규정대로 체크하고 있으며 교통부가 8명의 직원으로 4일동안 연안여객선 운행실태에 대한 암행감찰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의석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답변하라』는 질타가 터졌다.
민주당의 이윤수의원 『사고발생후에도 인천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의 승선일지를 보면 승선은 2명인데 하선은 12명이나 된다고 적혀있고 기상관계는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있는 예가 많은데 안전관리가 규정대로 실시된다니 어처구니 없다』며 승선일지 복사본을 차관에게 들이밀었다.
민자당의 정영훈의원 『일요일인 17일 지방해운항만청 4곳에 전화조사를 해보니 당직자 1명만 출근한 곳이 2군데였다.휴일 연안여객선 안전관리에 1명이면 충분하다고 보는가.해운항만청 감사때 지적돼 개선이 약속된 사항이 하나도 실천에 옮겨진 것이 없다』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정상용의원(민주)도 『현장에 가 보면 이렇게 큰 사고에 느슨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정부가 직무를 유기한 만큼 이번 사고의 1차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
민자당의 김형오의원은 『인천에서 연간 출항하는 여객선이 4천여척이지만 지난 1년10개월동안의 승선보고를 보면 단 한번도 초과승선·과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돼 있는데 이런 거짓말이 어디 있느냐』며 당국의 감독 소홀을 소리높여 나무랐다.
양순직의원(민자)은 『선체기항지 6백여곳 가운데 매표소가 몇군데나 되냐』고 물어 1백52곳에 불과하다는 답변을 들은 뒤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만일 지금 사고가 나도 몇 사람이 사망했는지 또 모를 것 아니냐』며 개탄했다.
이날 감사의 초점은 사망자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에 모아졌지만 정부는 속시원한대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최선의 노력 경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론은 인재.서해훼리호 사건이 삼각파도 때문이라는 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강석진기자>
1993-10-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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