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화율 예상보다 높다” 부처 만족/실명전환 마감날 각계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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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0-13 00:00
입력 1993-10-13 00:00
◎가·차명 정리 매듭… 비상자금 확보도/재계/급등락 주가·거래량 정상수준 회복/증시/종소세율 대폭 인하 등 세제개편 촉구/학계/차명계좌 전환 부진… 장기채 매각 적어/금융

차명 및 가명예금의 실명전환 의무기간 마감일인 12일 각 금융기관 창구에는 고객들이 평소의 1.5∼2배나 몰려 다소 붐볐다.그러나 초기와 같은 혼잡은 없었으며 고객들도 차분한 분위기에서 거래통장을 실명으로 전환하거나 실명확인을 했다.가명계좌의 실명전환율은 각 점포마다 하오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90%를 넘어서는 등 실명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졌다.창구가 크게 붐빈 것은 가·차명 계좌를 실명전환을 하려는 고객들보다 마감일 이후에 언제든지 확인만 하면 되는 실명통장의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실명제에 관한 홍보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관계◁

○…재무부는 실명전환 의무기간이 12일 마감되면서 가명계좌의 실명 전환율이 90%를 웃돌자 『실명제의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만족.한 관계자는 『실명전환율이 당초 예상치 80%를 넘은 것은 실명제 초기의 충격과 부작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흡족해 하며 『실명제의 정착에 아주 좋은 신호』라고 설명.

○…경제기획원도 우려와 달리 금융실명제가 매우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

이경식부총리는 『중소 상공인이 그동안 자금난과 거래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으며 실명제가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자금흐름의 경색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투자활성화와 수출촉진에 중점을 두고 민간투자를 선도할 수 있는 대형 공공사업의 집행을 촉진하겠다』고 강조.

○…실명전환 의무기한이 끝나며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에 큰 관심이 쏠리지만 정작 국세청은 별 관심이 없다는 반응.

국세청의 고위 관계자는 12일 『국세청은 실명전환한 계좌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보다는 본업인 세수확보에 신경을 더 써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금융계◁

○…은행의 경우 아파트와 상가 밀집지역과 재래시장 주변 점포들은 고객이 평소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 이날 밤늦게까지 창구가 크게 붐빈 반면 명동과 무교동 소공동 등 중심가의 점포들은 평상시와 다름 없이 차분한 모습.

조흥은행 K지점은 이날 상오 10시부터 주변 공단 입주기업 직원과 근로자·주부들이 몰려 대기번호가 2백번을 넘었다.

○…장기 산업채권의 청약 실적은 지난 11일까지 모두 21건에 42억5천만원으로 지난 9일의 10건·11억원에 비해 하룻동안 11건·31억5천만원이 늘었다.

○…실명제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단자사는 외형적으로는 지극히 정상.8일까지의 실명확인율은 85.2%로 12일까지 95%는 무난하고 비실명 계좌의 실명전환도 9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어음매출액도 실명제 전인 8월초보다 2조8천억원 정도 증가,실명제가 뿌리를 내리는 조짐이 역력.

그러나 당초 전체 계좌의 20∼30%를 웃돌 것으로 생각했던 차명계좌가 1%도 안돼 은닉성 자금의 포획에는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게 중론.차명계좌가 차명인 상태로 실명확인을 거쳐 인출되면 뭉칫돈의 유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아직은 기명식 장기 산업채권에 대한 문의도 거의 없다고.

○…실명제 이후 약 20일동안 급등락을 거듭한 증시는 정부의 안정화 의지와 보완책에 따라 기관이 적극 개입하면서 종합주가지수와 거래량이 실명제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특히 고객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실명제 전보다 도리어 2천5백억원이나 증가.

실명제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됐던 주식 외상매입분인 신용융자 잔고와 미수금 역시 실명제 전보다 오히어 늘어 예상보다는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증권업계는 향후 장세의 기대로 11일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기 시작한 점을 지적,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시로 돈이 몰려 주가를 최소 7백60선까지 밀어올리는 금융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

▷재계◁

○…삼성·현대·럭키금성 등 대그룹들은 이미 지난 주 모든 준비를 끝냈으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일시적 어려움에 대비,단기자금까지 확보한 상황.

이들은 증시가 활성화되면 자금문제는 오히려 전보다 쉬워질 것으로 예상.당초 회사채를 발행해도 제대로 소화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몇몇 기업들은 이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자 더 이상의 걱정은 없다는 반응.

가·차명 계좌로 관리하던 비자금은 대부분 통장정리를 통해 실명으로 바꿨으며 은행의 요청으로 만들었던 차명 계좌도 1백% 정리.

실명제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파급효과가 점차 누적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돼야 그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

▷학계◁

○…최광 외국어대 교수등 재정학자 11명은 12일 금융실명제 이후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대폭적인 개선을 청와대·국회·정부 등에 건의.

이들은 『세제의 대폭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없이는 실명제의 정착과 국민 경제의 체질개선,국제경쟁력 강화,분배정의의 실현 등 어느 것도 이룰 수 없다』며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시.건의 내용은 납세의무자의 수정신고 기간을 늘려주고 사후 구제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개인에 대한 종합소득세의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35%로 내리라는 주장이다.또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종합과세는 전산망 준비를 서둘러 96년이 아닌 95년부터 시행하고 재정은 균형에 얽매이지 말고 공채를 발행해서라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고 역설.이밖에 부가세의 한계세액 공제안을 철폐하고 경유의 특소세율을 1백%로 올려 휘발유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제시.<경제부>
1993-10-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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