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센트도 양보할 수 없다”/이용욱 선경식품팀 대리(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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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02 00:00
입력 1993-09-02 00:00
연간 1천2백만t 수입되는 국내 곡물시장에서 국내공급상사가 확보하고 있는 시장비율은 기껏해야 10% 남짓한 수준이다.외국계 곡물 메이저 상사들이 국내 곡물시장에서 매년 판매마진으로 끌어가는 외화가 t당 1달러씩만 따져도 1천만달러 이상인 막대한 액수이다.

「단 1센트도 외국계 곡물상사에 양보할 수 없다」라는 사명감으로 국내 곡물시장에 참여한지도 10년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나 다국적 곡물메이저들과의 경쟁에서 쓰라린 패배로 오늘도 정신없이 입찰참가 서류를 챙기고 입찰장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결코 가벼울 수 없다.

이웃 일본의 국내 곡물시장은 외국계 곡물메이저 상사의 시장침투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일본 종합상사들이 제시하는 공급가격이 외국계 메이저상사들의 가격보다 좀 비싸다 하더라도 일본 바이어들은 반드시 자국의 종합상사를 통해서만 구매를 하고 있고 현재 일본공급상사들의 곡물공급 능력은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 곡물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지가 이미 오래 전이다.반면 외국계 메이저 곡물상사들에게 생사를 맡기듯이 구매선을 일원화 해놓고 있는 국내 바이어들의 구매성향은 무엇보다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일 수 밖에 없다.우리의 민족적 호소마저도 냉담히 외면해 버리는 국내 바이어들과의 힘겨운 상담,파격적 공급가격을 제시하는 외국계 곡물메이저 상사들과의 경쟁은 정말로 일대 다수의 고독한 전쟁인 것이다.

이러한 치열한 전쟁터에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로지 곡물메이저가 바이어를 한번 찾아갈때 두번 세번 찾아가야 하고 바이어가 한번 구매의사를 거부했을 때 상호간의 의견일치를 볼 수 있을 때까지 끈질긴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구매가격 및 오퍼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우리의 이런 노력이 외국계 메이저 곡물상사들에게 단 1센트도 내주지 않게 될 그날을 앞당기는 원동력이란 자부심으로 오늘 하루를 산다.
1993-09-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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