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좁고 모자라고 건설도 부진(오늘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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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01 00:00
입력 1993-09-01 00:00
북한이 최근 전에 없이 주택건설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 86년부터 종래의 「의·식·주」라는 용어를 「식·의·주」로바꿔 사용할 정도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달려왔다.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문제도 한계상황에 도달한 듯 인민군과 학생들까지 동원해 대규모 고층아파트등 주택건설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지난 7월말 평양시 광복거리와 통일거리를 비롯한 여러 곳에 3만가구의 주택건설을 14개월만에 완공했다고 보도했다.이 방송에 따르면 총 건설영역 면적 1천3백만㎡,연건축 면적 2백79만2천㎡에 달하는 광대한 부지에 2백여동 규모의 고층 살림집들을 건설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모든 주택은 국가 소유로 되어있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개인 소유는 물론 개인의 주택 건축도 일체 허용되지 않고있다.따라서 계층과 직위에 따라 규격화되어있는 각 등급의 독립가옥이나 「살림집」(아파트)등을 임대형식으로 할당받아 사용한다.
공급되는 주택형은 대개 정무원의 부부장급(차관급)이상 고급간부들이 거주하는 특호로부터 말단 노동자와 협동농장원에게 배정되는 1호주택에 이르기까지 5단계로 구분된다.
이러한 주택배정제도 때문에 주민의 자유로운 주거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계급과 성분이 떨어지는 주민일수록 주택사정이 나쁠 수 밖에 없다.일반주민들의 경우 방 1개에 부엌 1개의 2칸 주택이 보통이고 심한 경우 방 2개,부엌 1개의 3칸 주택에 2가구가 동거해야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순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더욱이 주택물량의 절대부족으로 대도시의 경우 신혼부부가 주택을 배정받지 못해 2∼3년간 떨어져 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같은 주택난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제3차 7개년 계획기간중(87∼93년) 매년 15∼20만호의 주택건설을 목표로 잡는등 우리의 2백만호 주택건설 계획에 버금갈 만큼 방대한 주택건설계획을 수립했었다.그러나 그 실적은 목표의 10분의 1 수준에머무르는 극히 부진한 실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까닭은 현재 북한의 경제여건이 식량문제나 전력문제등 보다 시급한 현안 때문에 주택문제에만 매달릴 형편이 못될 뿐 아니라 건설자재난에다 건축기술의 낙후라는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귀순한 북한군 중위 임영선씨(30)는 올초 평양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 5백여명이 붕괴사고로 숨진 비화를 증언해 북한의 건축및 토목기술 수준을 짐작케 해주고 있다.
통일원등 우리 정부 유관기관에 따르면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일반노동자의 경우 57%,기업소 간부급의 경우 68% 수준에 이르는 등 대체로 65%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과 지방과의 주거생활 격차가 해마다 심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북한당국은 대외적 전시효과를 겨냥한 듯 최근 수년간 김정일의 「웅대한 평양건설구상」을 실천한다는 기치아래 평양시 통일거리와 광복거리 및 문수거리등에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및 시가지정비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구본영기자>
1993-09-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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