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정거땐 「역핸들」 사용토록(자동차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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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8-15 00:00
입력 1993-08-15 00:00
운전경력이 꽤 오랜 운전자들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동차가 즉각 멈추는 것으로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브레이크는 바퀴회전을 멎게 할 뿐이다.바퀴가 멈추더라도 달려오던 탄력으로 자동차는 지면위를 미끄러진다.이때 자동차를 세우는 것은 브레이크가 아니라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이다.
좋은 날씨일때 일반 포장도로에서 차를 세우려 할 경우 시속25㎞에서 3m,시속50㎞에서 12m,시속1백㎞에서 48m정도거리를 바퀴가 미끄러진다.비가 와서 젖은 노면일 경우 이보다 통상 2배정도 더 미끄러진다.이같이 브레이크가 작동해 바퀴의 회전이 멈춰도 달려온 속도로 인한 관성때문에 차가 미끄러져나간 거리를 제동거리라고 한다.
또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고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운전자는 최소 0.8초의 공주시간이 필요하다.이 짧은 시간동안 차가 달리는 거리를 공주거리라고 하며 시속25㎞에서 5m,시속50㎞에서 11m,시속1백㎞에서 22m정도다.
결국 실제로 브레이크를 밟은후부터 차가 멈추기까지 정지거리는 공주거리와 제동거리를 더해야 한다.가령 시속100㎞로 달리다 전방에 사람이나 장애물을 발견하고 멈추려할 경우 차는 최소 70m를 더 미끄러진후 서게된다.그나마 비나 눈이 온 다음에는 정지거리가 2∼3배씩 늘어난다.
긴급사태에서 밟는 브레이크를 패닉 브레이크라고 한다.급브레이크이기 때문에 요란한 「끽」소리와 함께 차머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 초보나 여성운전자들을 놀라게 한다.당황한 운전자들이 클러치에 발을 올리기도 하는데 차는 더 잘 미끄러질 뿐이다.이때는 오른발로 브레이크를 세게 반복해 밟으면서 두손은 핸들을 꽉잡아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받쳐주어야 한다.
급브레이크로 차가 미끄러질때 핸들의 조작과 상관없이 차머리가 도는 것은 관성의 법칙때문이다.급히 서다보면 자동차의 중량이 앞바퀴에 쏠리면서 뒷바퀴는 누르는 무게가 가벼워져 지면과의 마찰력이 적어져 미끄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이런 경우 차 뒷부분이 왼쪽으로,앞머리가 오른쪽으로 향할 경우 역핸들을 사용해야 한다.우선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어 뒷부분이 미끄러지는 것을 멈추게 한 다음 왼쪽으로 다시 돌려 차의 방향을 잡는 방법이다.<손남원기자>
1993-08-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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