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은닉”… 부도덕 폭로 노린듯/김문기씨집 강도 이상한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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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8-06 00:00
입력 1993-08-06 00:00
◎수표뿌리기·제보등 상식밖 행동/홀대받은 인사들의 보복극 추정

김문기전의원(61·구속중)집 강도사건이 단순사건이 아닌 음해목적을 띤 목적사건으로 비쳐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신고된 피해액이 적고 가정부만 있었던 빈집이란 점 등을 고려,단순사건으로 수사를 진행했었다.

그러나 피해액이 신고된 8백여만원이 아닌 수억원에 달하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제보까지 하는등 심상치않은 방향으로 전개됐던 것이다.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남자의 제보내용은 『김전의원집에 강도가 들어 현금 10억원,패물 10억원어치,수표 7억원등 모두 27억원어치를 털어갔다』는 것이다.

제보내용이 사실인듯 피해액은 8백여만원이 아닌 4억여원으로 늘어났고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가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김전의원 집에서 도난당한 수표가 서울시내 곳곳에 뿌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뿌려진 수표는 4일까지 영등포역 구내와 이태원등 7∼8곳에서 모두 70장(7천만원)에 달했고 5일상오에도 한강로와 주택가 골목에 주차해둔 1·5t트럭 적재함에서도 5장(5백만원)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고액권 수표를 쓰면 추적당할 것을 우려해 뿌리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피해수표를 마구뿌려 김전의원집에 많은 액수의 돈이 있었음을 알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있다.

실제로 가족들로서는 처음 8백여만원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했다가 실제 액수가 늘어나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이처럼 밝히기 어려운 돈을 폭로할 목적으로 강도짓을 했다는 것으로 추정할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왜 그같은 짓을 할 것인가가 의문점으로 떠오른다.

경찰은 일단 범인이 사람이 없는 시간을 이용,강도짓을 했으며 거액의 돈이 있다는 사실도 미리 알고있었던 것으로 볼때 김전의원집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일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왜 그같은 짓을 했는지는 명확히 떠오르지 않고 있다.

김전의원은 이미 재산공개파문시 그린벨트훼손등 혐의가 드러나 구속된 상태여서 정치적음해기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경찰은 김전의원에 곱지않은 시선을 지닌 사람은 학교재단에서 쫓겨난 사람이나 홀대를 받은 파고다가구점 직원등일 것으로 추정,범위를 축소해 나가면서 범행의도를 품은 사람을 찾고 있다.

이 사건으로 새로이 드러난 사실은 김전의원 집에 엄청난 액수의 돈이 있었다는 점이다.

범인이 의도적으로 뿌리고 있는 수표는 한일은행 장충남지점발행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로 지난3월 재산공개직후 발행된 것으로 자금출처가 주목되고 있다.<최철호기자>
1993-08-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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