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만의 악수/강원식 전국부기자(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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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7-22 00:00
입력 1993-07-22 00:00
◎“파국은 막자” 현대자노사 심야 대타협

『그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서로가 밤을 새우면서 막판까지 최선을 다한 만큼 조합원총회에서도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그동안 지리하게 끌어오던 울산 현대계열사 노사분규 해결의 최대 관건인 현대자동차 노사분규는 노사양측이 20일 하오8시30분부터 21일 상오 8시20분까지 무려 12시간여동안 계속된 마라톤협상끝에 절충안에 잠정 합의,36일만에 극적인 사태해결을 보게됐다.

자율적 사태해결을 위한 철야마라톤협상은 21일 상오4시20분쯤 노조측이 임금·단체협약 교섭팀을 단일화하면서 급진전을 보였고 이어서 4시간동안 노·사가 수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면서 이견조율을 벌인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현대자동차의 분규는 막을 내리게됐다.

긴급조정권이 결정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경찰병력이 배치되는등 긴박한 상황에서 노·사양측이 마지막 순간까지 자율협상에 의한 사태해결의 의지를 버리지않고 대타협을 시도해 합의를 이뤄낸 점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이날 협상에서도 팽팽한 입장을 고수해오던 노사양측은 회사측 김수중전무가 상오 3시30분쯤 노조사무실로 찾아가 윤성근노조위원장과 20여분간 단독면담을 가지면서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단일교섭팀구성을 미뤄오던 노조측은 김전무가 돌아간뒤 곧바로 단일교섭팀을 구성해 협상장으로 들어가 입장정리를 위해 회사측에 정회를 요청했다.

노조측은 30여분간의 정회시간동안 회사측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던 쟁점조항 대분분을 철회,10여가지의 수정안을 만들어 조합원총회에 붙이는 조건으로 회사측이 수용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잠정합의는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노조측 최종 수정안을 받아든 회사측이 회의실을 들락거리며 노조측과 마지막 조율을 하는듯 발걸음이 매우 바빠졌고 정세영회장이 출근,중역실로 들어오는 모습도 눈에 띄는가운데 철야협상 12시간여만인 상오 8시20분쯤 노사양측 교섭팀이 각각 긴장된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오면서 양측은 잠정합의안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같은 막판 잠정합의안 도출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나치게 서로 눈치만 살피며 명분에 집착해 시간을 끌어오는등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보여온 무성의한 태도는 깊은 우려속에 이번 사태를 지켜봐온 국민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993-07-2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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