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에 떠밀린 수습” 아쉬움/현대자분규 잠정합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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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7-22 00:00
입력 1993-07-22 00:00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조치까지 불러왔던 울산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2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이에따라 쟁의중인 울산지역 현대 계열사의 노사분규 해결에는 물론 다른 사업체의 노사협상의 원만한 타결에도 청신호를 던져주게 됐다.
울산지역의 현대 계열사들의 노사분규는 단지 현대그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문민정부시대를 맞아 노동운동의 향방과 노사분규에 임하는 기업들의 자세및 새정부의 노동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아왔다.
따라서 「타율의 힘을 빌린 자율해결」형식으로 마무리된 현대자동차의 노사협상 잠정타결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아래서 억눌렸던 노동운동이 새정부 출범과 함께 활동영역을 크게 넓히면서 새로운 「운동」방향을 모색해온 노동계는 이번 현대사태를 위축됐던 노동운동의 재도약계기로 삼아온 것이 사실이고 이의 구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흔적이 곳곳에서감지됐다.
그러나 이번 자동차노사의 협상안 잠정타결과정을 보면 노동계의 이같은 의욕과 기도가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증명해준 셈이다.
정부는 노동운동의 신장을 독려하고 있으나 국민경제에 주름이 갈 정도의 노동쟁의행위를 무한정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고 이같은 노동정책방향이 현장에서 빗나갈 조짐을 보이자 「긴급조정권」이라는 처방전을 들고 나와 사태해결에 직접개입자세를 취했다.
김영삼대통령의 이례적인 중대결심 표명,경제3부 장관들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노동부장관의 두차례 현지방문 설득,긴급조정권 발동으로 이어진 일련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까닭도 바로 이런 대목에서 연유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현대계열사노사분규의 나머지 수습과정은 물론 현재 분규가 진행중이거나 앞으로 있을 다른 기업의 노사분규에 있어서 용인될 수있는 쟁의행위의 수위는 분명해진 셈이며 정부의 정책의지가 꼭같이 적용될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 노사가 일응 분규를 자율적으로 수습했다고 하나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강압적인 분위기를 배후에 두고 해결됐다는 점에서는 종전 노사분규와 같이 파업→직장폐쇄·휴업→공권력 개입이라는 수순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울산 현지에서는 노동부도 이번 현대사태를 계기로 반성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문민시대를 빌미로 재야 노동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에 ▲해고자복직 ▲무노동 부분임금 ▲노조의 경영권 요구 쟁의 합법론등을 실현 불투명한 정책을 제기해 결과적으로 노조를 부추기는 결과만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아무튼 완전 정상화까지는 23일로 예정된 조합원총회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놓고 있지만 이날 협상합의로 울산지역 현대사태는 수습의 가닥을 잡아갈 것이다.<울산=이정규기자>
1993-07-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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