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초세 반발과 보완/곽태헌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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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7-19 00:00
입력 1993-07-19 00:00
올해 처음으로 정기과세되는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를 놓고 말들이 많다.조직적인 반발이 눈에 띄는가 하면,토초세 폐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부동산 투기를 잡지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떠들던 토초세 제정 당시의 여론은 간 곳이 없다.

91년과 92년의 토초세 과세대상자는 각각 2만4천명과 4천6백명이었다.올해에는 15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대상자가 많다 보니 억울하고 선량한 피해자도 있을 수 있다.

『땅을 팔지 않아 돈을 만져 본 적도 없는데 웬 세금이냐』 『공시지가는 계속 오른 반면 지가는 떨어져 시가가 공시지가보다 낮다』 『처분하려고 해도 안 팔린다』는 불평은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이해가 간다.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론에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과 반론에도 불구하고 토초세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지가는 88년 27.4%,89년 31.9%나 올랐다.기업들은 생산적인 투자보다 「땅 짚고 헤엄치기」인 투기에 뛰어들었다.너도나도 투기 열차에 편승한 결과 전국이 투기장으로 변했다.근로자들이 내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꿈만 같았고,전세 값을 마련 못해 자살하는 서민도 있었다.

우리 국민들은 일이 터지면 바글바글 끓어대다가도 상황이 바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어버린다.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토초세라는 점을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천정부지로 치솟던 땅값이 안정을 되찾는 데는 토초세가 혁혁한 공로를 세웠음을 부인할 수 없다.전국의 땅값은 75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27% 떨어졌고 올 상반기에도 3.2%가 하락했다.

전 국민의 1%에 불과한,그러나 목소리 큰 일부의 여론 때문에 토초세를 폐지하거나 유명무실할 정도로 축소한다면 투기라는 악마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투기가 재발됐을 때 뒷감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현재의 골격을 살리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향으로 보완하는 것이 최선책이 아닐까.<곽태헌기자>
1993-07-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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