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 40대 용의자 1주째 조사/거짓말탐지기서 양성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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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7-11 00:00
입력 1993-07-11 00:00
◎사건날때부터 인근농장 목부로/도축 능숙… 범행수법 유사점 많아

5년여동안 연쇄적으로 발생한 경기도 화성군 부녀자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거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0일 화성군에서 그동안 10여차례 발생한 부녀자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추적해 온 김모씨(41·수원시 권선구 매탄1동)의 신병을 확보,사건당시의 행적등을 추적한 결과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적어도 4∼5차례 이상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임의동행형식으로 지난4일부터 여러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김씨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거짓말탐지기 반응에서 범행과정과 관련있는 대부분의 항목에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따라 김씨에 대한 조사내용등을 토대로 물증확인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살인및 사체유기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씨는 그러나 경찰수사과정에서 범행사실등에 대해 일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경찰은 물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증및 정황증거수사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등을 토대로 지난90년 11월16일 태안읍 병점5리 석재공장 야산에서 발생한 김미정양(14)살해사건등 5차례의 살해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김씨의 거짓말 탐지기 반응과 연쇄살해 사건당시 현장주변의 정황을 비교해 볼때 화성사건 가운데 김씨가 적어도 3·4·5·7·9차등 5차례에 걸친 부녀자 살해사건의 범인임을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이미 범인이 검거된 8차사건을 제외한 9차례의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여져 김씨가 9차례 살해사건의 단독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용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김씨는 연쇄사건 당시 현장근처의 돼지사육농장인 E농장에서 목부로 일했으며 돼지중개상을 지내면서 돼지를 잡는데 익숙한데다 술집에서 일하는 아내의 바람기때문에 잦은 말다툼을 벌이면서 아내의 목을 조르는등 난폭한 행동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경찰의 수사선상에 떠올랐다.



경찰은 편모슬하로 자란김씨가 20대 초반 동거하던 애인이 아기를 해외에 입양시키고 달아난데다 현재의 부인도 술집에서 일하면서 남성편력이 심했다는 주위의 진술등으로 미루어 김씨가 여성에 대한 복수심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돼지 사육장에서 일해왔고 피해자들 대부분이 돼지를 도살할때처럼 손발이 뒤로 묶인뒤 살해됐다는 점 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1993-07-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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