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물리치는 자연/장준근 산야초연구소장(굄돌)
기자
수정 1993-06-30 00:00
입력 1993-06-30 00:00
재욱이 아빠의 둘째 형님이 30대 초반에 피로와 권태가 쌓이면서 생활의욕을 상실할 지경에 이르자 걱정이 되어 대학병원을 찾아갔다.갖가지로 검진한 끝에 간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6개월을 넘길 수 없다는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젊은 나이에 6개월밖에 못산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여 분통이 터졌다.마침내는 만사를 때려치우고 강원도 횡성의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갔다.6개월 시한부 인생이니까 인간 최고의 행복을 누려 보고자하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그리하여 약이 된다는 풀은 어느 것이나 마냥 뜯어 먹으면서 신선처럼 한가로운 풍류생활을 맘껏 즐겼다.이럭저럭 6개월의 위기를 넘기고 1년6개월동안 계속 산속에서 살았다.결국 6개월짜리 인생이 2년을 버텼던 것이다.
지금은 2년간의 산사람 생활을 마감한뒤 13년째 생존하고 있으며 벌써 45세의 중년이 되었다.의정부 근처에서 인테리어업을 하는 가운데 막걸리도 곧잘 마신다고 한다.우리집 마당 수풀을 두어번 찾아와서는 그숱한 풀들의 이름을 많이 알고 있는데서 그동안 그의 피땀어린 노력을 알수 있었다.
이렇듯 재욱이 아빠의 형님처럼 산간 숲속에 파묻혀 자연치유력을 강화시킴으로써 극심했던 질병을 치료한 사례가 꽤 많이 알려지고 있다.자연은 짓궂은 질병을 물리치는 강한 힘을 품고 있다.
산골의 풀냄새 그윽한 맑은 공기,청정한 물,약이 되기도 하는 영양좋은 산나물….이것은 신체를 활력넘치게 만든다.또 산새들 풀벌레들의 울음,바람소리 물소리….이 갖가지 음향이 어우러지는 숲속의 교향악은 마음을 평안히 안정시킨다.
이런 환경속에서 숲속의 먹을 풀을 찾아 적절한 운동력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세상 잡사를 깡그리 잊노라면 정신은 맑게 정화된다.비로소 정신건강 운동건강 영양건강을 저절로 한꺼번에 획득하게 된다.
금년 여름에는 바캉스와 드라이브여행보다는 재욱이 아빠 형님처럼 숲속 생활을 누려보도록 권한다.그러면 이상스런 질병이 몸속으로 몰래 숨어 들어오려다가 질겁하여 도망칠 것이다.
1993-06-3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