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공개때 축재 철저심사…법대로 처리”/김대통령이대표회담 대화록
수정 1993-06-16 00:00
입력 1993-06-16 00:00
새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15일 열린 여야영수회담은 2시간 25분동안 진행됐다.다음은 이경재청와대대변인과 민주당이 발표한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대표간의 대화요지다.
▲김대통령=깨끗하고 정정당당하게 국정을 운영해 나가겠습니다.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내가 실천해 나가면 정치권도 깨끗해지고 정부나 국민도 따르겠지요.나는 임기5년동안 사심없이 국정을 돌보고 개혁정치 성공에 전념하겠습니다.나는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에게 성역없는 사정만을 지시하고 구체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표=국회에서 개정된 법에 따라 재공개를 할 때는 철저히 해야 합니다.재산축적과정에서 설득력이 없는 부분은 엄격한 심사를 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절대로 사심없이 철저히 할 것입니다.축재과정이 의심스러우면 철저히 심사할 것입니다.
▲이대표=희생자가 나올 수 있겠지요.
▲김대통령=법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평화의 댐에 대해서도 조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이런 것이 과거 부정부패의 온상이었습니다.
▲이대표=개혁은 법과 제도화되어야지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합니다.국회와 국민중심의 개혁이 되어야만 공정성이 보장됩니다.성역이 있어서도 안됩니다.
▲김대통령=성역은 절대 없습니다.
▲이대표=공교롭게도 정주영,박태준,박철언,김종인씨등이 모두 대통령이 될 때 장애가 됐던 인물들이 아닙니까.
▲김대통령=정주영씨와 박태준씨는 노태우전대통령 때부터 조사가 시작된 것이므로 나와 결부시키지 말기 바랍니다.(다른 사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이대표는 설명)
▲이대표=국회를 상시로 열어야 합니다.과거 대통령과 당을 같이할 때 총무이던 내가 상시국회를 주장했을 때 대통령께서도 환영했지 않았습니까.민자당에 지시해서 3주간의 7월 임시국회를 열도록 해주세요.
▲김대통령=총무에게 적극검토하도록 지시하지요.국회활성화에 대해서는 나도 같은 생각이라 민자당에 대책을 강구토록 지시했습니다.
▲이대표=법률개폐를 다루는정치관계법심의특위에서 민자당이 너무 소극적입니다.대통령이 개혁을 하려는데 이렇게 되면 뒷받침이 안됩니다.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주십시오.
▲김대통령=그렇게 하지요.그런데 국가보안법은 야당이 급하게 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북한이 세계정세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것 같지만 적화통일등 대남노선이 전혀 바뀌지 않았어요.핵문제도 그렇고 미사일도 중동에 수출하는등 문제가 되고 있고,국내에서는 대학생들이 인공기를 걸어놓고 평양과 통화를 하는 현실이 아닙니까.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야당이 이해해주어야 합니다.다만 안기부법에 대해서는 미국과 독일처럼 정보기관으로서의 활동범위내에서 법의 개정을 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대표=도청방지법(통신비밀보호법)개정을 위해 민주당안을 정치관계법특위에 내려고 하는데 민자당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대통령=도청에는 나도 원칙적으로 반대지만 어린이 유괴와 밀수방지,간첩수사등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습니다.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도청을 금지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검토하도록 하지요.
▲이대표=금융실명제,한국은행독립,세제개혁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합니다.
▲김대통령=모두 준비하고 있습니다.금융실명제는 경제정의실현 차원에서 절대로 시행합니다.다만 시기는 전적으로 나에게 일임해주기 바랍니다.
▲이대표=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거법을 개정해 선거공영제를 확대하고 정치자금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김대통령=국회의원선거구는 정치자금이 많이 드는 중·대선거구제보다는 소선거구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표=12·12와 5·18의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며 관련공직자들은 사퇴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국회차원의 특위를 구성해야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집니다.
▲김대통령=우리는 이미 진상규명과 처벌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기로 했습니다.김대중전대표도 정치보복을 않겠다고 했는데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잘알고 있지 않습니까.이것은 국민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대표=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김대통령=95년 이전에는 반드시 실시하겠습니다.그러나 해마다 여러차례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전산망을 구축해서 몇개의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검토겠습니다.
▲이대표=인사의 공정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대통령=인사문제는 어제도 지시했으며 남달리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내일 유럽방문을 떠난다는데 잘 다녀오시고 영국에 가시면 김대중전대표께도 안부 전해주십시오.<김경홍기자>
1993-06-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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