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 최악의 식량난 예고(오늘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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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19 00:00
입력 1993-04-19 00:00
봄철을 맞아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
북한의 식량부족현상이 비록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특히 어려운 상황인것 같다.지난해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모든 사람들이 흰 쌀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기와집에서 살려는 것이 인민의 세기적 염원』이라고 밝한 대목이 이를 역설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최근 북한은 누적된 식량부족으로 주민들의 「먹는 문제」해결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식량사정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북한의 지난해 쌀생산량을 1백53만1천t으로 추정했다.국내외 연구기관이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 북한의 지난해 총곡물생산량은 옥수수 2백11만t,잡곡 63만t을 포함해 4백27만t정도라는 것이다.이는 북한의 재작년 식량수요량 6백40만t에 크게 밑도는 생산량이다.
북한이 지난 85년 이후 식량생산량을 일절 공개하지않고 있기때문에 정확한 실상은 알 수 없으나 올해는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감안해 북한은 지난 13일 평양시 낙랑구역의 송남협동농장에 김일성 현지지도 기념비를 제막하는 등 연일 주민들의 증산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생산·분배 등 농업경영체계의 불합리성과 중공업 및 군수산업 우선정책으로 생산체감현상이 개선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때문에 올해 추정 곡물수요량 6백50만t을 충당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지난해 생산량을 달성하기도 쉽지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근 수년간 누적된 식량부족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한층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다시 말해 연간 2백만t 이상으로 추정되는 식량부족분 전부를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일부를 수입하고 나머지는 배급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북한 지도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영농기계 생산·공급 증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북한 중앙통신은 최근 농기계 생산증대를 위해 ▲관계간부들이일선공장·기업소를 찾아 생산을 독려하고 ▲해당기관들은 자재·부속품 공급 및 수송을 우선적으로 보장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투자증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93년도 북한의 예산내역 중 군사비는 전년대비 4.7%가 증가했으나 농업부분은 2.1% 늘리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러시아 등 북한의 식량수입대상국들이 북한측에 경화결제를 요구해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북한의 대외신용도의 실추와 외화부족이라는 악순환이 북한경제는 물론 식량사정까지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고 있는 인상이다.<구본영기자>
1993-04-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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