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두관리자까지… 끝없는 「부정파문」/「대입정답유출」 사건의 파장
기자
수정 1993-04-18 00:00
입력 1993-04-18 00:00
대입학력고사 출제를 총책임지고 있는 교육부 국립교육평가원 장학사가 사전에 답안을 유출한 사건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인 일이다.
이번 사건은 92학년도 입시문제 도난사건,광운대나 경원전문대의 사학비리등과는 달리 교육부자체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더 큰 사회적 파문을 몰고 왔다.교육부의 입시문제 출제,답안지관리등 입시관리에 허점이 있엇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기 때문이다.더구나 교육부는 지난 3월말 답안유출사실을 최종 확인하고 뒤늦게 공개,사실을 은폐하려했었다는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입출제관리는 보통 입시한달전 국립교육평가원장이 위촉한 평가원직원들로 구성된 출제본부가 개설되면서 시작된다.
출제본부는 출제위원들의 작업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되며,이번에 문제가 된 93학년도 출제본부는 지난 1월10일에서 같은달 19일까지 서울 모호텔 3∼7층에서 가동됐다.
출제본부는 출제위원장,관리대표,관리부대표,기획위원,진행위원,자료위원 각 1명과 보안위원 9명,보조요원 21명,경비경찰 10명등 모두 46명으로 구성되며 김장학사는 이번 입시에서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외부에 철저히 차단된 채 이루어지는 출제업무는 문항출제및 문항검토→문제지 가편집 및 과목별 전산입력→전체 상호검토→각 교시별 문제지편집및 전산입력→정답작성→인쇄원안 확정→인쇄필름 교정→채점용 정답표및 채점기준표작성→시험실시대학배부용 정답표 복사의 순으로 진행된다.
출제본부 개설시 설정된 보안구역에는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방호벽이 설치되며 시험이 끝날때까지 개인적인 외출은 일절 금지된다.
김장학사는 출제업무 진행상의 정답작성과 인쇄원안 확정,채점용 정답표 및 채점기준표 작성 및 대학배부용 정답표복사과정에서 실무자역할을 하는등 학력고사 정답을 최종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출제본부로 사용된 호텔 각층과 방의 모든 전화배선은 외부로 연결할 경우 사전에 호텔 기계실에서 차단된다.
출제본부의 3층 입구에 1대의 비상용전화가 설치돼 있지만 관리위원이 이 전화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출제위원장의 사전허가를 얻어야 하고 전화를 걸 때도 관리대표 입회하에 보안위원이 대리통화하도록 돼 있다.
게다가 비상용전화주변에는 관리부대표와 보안위원 9명이 24시간 교대로 배치돼 규정에 벗어난 전화사용을 통제한다.
휴대폰이나 무선호출기(삐삐)등 첨단통신장비도 출제본부입소시 몸수색을 통해 반입이 금지된다는 것이 국립교육평가원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철저한 「보안관리 지침」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김장학사가 정답을 외부에 누출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형식적인 보안관리지침이 출제본부현장에서 무너져버리는 입시관리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또 김장학사가 그 허점을 이용했다 하더라도 보안위원 등 다른 관리위원의 협조없이는 사실상 사흘 동안의 은밀한 통화가 불가능했으리라는 점으로 미루어 내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장학사는 93학년도 전기대입시때도 출제위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번 사건의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993-04-18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