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직자인가(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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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17 00:00
입력 1993-04-17 00:00
「대학에 가는것보다 대학에 가는 돈으로 장사를 하고 싶다」고 아들이 말한다.「심오한 학문을 연구하는데는 취미가 없지만 왠지 장사만은 자신있다」는 것이었다.부모도 이를 쾌히 승락했고 아들은 대학에 들어갈 돈으로 남대문 시장에 나가 옷장사로 크게 성공했다.

이는 실제로 있는 얘기다.그 부모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원로작가로 이 일화는 문단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번 경원전문대 입시부정에 관련된 학부모중 현직공무원과 교사·교수·변호사등 사회지도자급 학부모가 상당수 포함되고 있음을 보면서 「공직자 학부모」라면 적어도 이 작가와 같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학교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불학무식한 부모가 자신이 못배운 것이 한이 되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차원이라면 몰라도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를 판단 할 수 있는 입장에서 자식에게 책보따리를 끼고 학교와 집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학업에 별로 열의가 없어보이면 「아버지 체면을 봐서라도」따끔하게 교육을 바로잡아줬든가 그것도안되면 학업을 포기시키는 「대쪽같은 의지」가 「공직자 학부모」상일것 같다.

「학교란 스승에게 배우는곳」이며 스승이 있은 후라야 학교가 있는 것이다.

그 학교가 어디에 있든 말든 그 등급이야 어떻든간에 「덮어놓고 들어가보는」풍조에 한몫 거든 꼴이라면그직책이무



색해질 수 밖에 없다.공무원도 부모인만큼 자식 사랑에 맹목적일수도 있다.그러나 「자식을 키우는 것은 부모지만 그것은 부모의 의무감 아닌 사랑」이라고 우라느스키는 말하고 있다.

또 공직자는 사회를 운영하는 일에 종사하는 존재이므로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럼에도 「돈」과 「권력」과 「신분」을 흔들어 보이면서 스승이 부재된 학교의 누더기같은 졸업장을 사려했다면 이는 오히려 자식의 장래를 더럽히는 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1993-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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