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40년/나이 70세 이상/회혼식/현대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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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13 00:00
입력 1993-04-13 00:00
◎만혼·각종사고 빈발로 앞당기기 추세/60주년 기념보다 자녀들의 효에 중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구부정한 할아버지 신랑이 전안청에 기러기 1쌍을 올리며 하늘과 땅의 만남으로 상징되는 혼례의 신부를 맞기위해 하늘에 사랑의 맹세를 한다.이어서 비록 쭈글쭈글한 얼굴이지만 곱게 화장을하고 연지·곤지를 찍어 수줍게 단장한 할머니 신부를 맞아 맞절을 하고 닭·돼지고기의 음식을 함께 먹는다.또 한 표주박을 둘로 나눈 잔에 술을 나눠 마시며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과거 우리 전통에서 해로한 부부들이 결혼 60년을 기념,초혼때처럼 다시한번 혼례를 치르는 회혼식때의 모습으로 이따금 볼 수 있던 아름다운 풍경 이었다.

그러나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각종 사고가 많은 현대사회에선 아무리 검은 머리 파뿌리 될 것을 다짐한다해도 60년을 살고 회혼례를 갖기란 너무 힘든 일이다.이때문에 최근 꼭 부모님의 결혼햇수가 60년이 아니더라도 40년이상이 되고 부모중 어느 한분이 7순이상 되면 회혼례로 이를 축하하려는 자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90년부터 우리전통문화 보급을위해 혼례요원을 교육,원할 경우 출장까지 내보내고 있는 여성사회교육단체 청년여성교육원의 최가숙 혼례실장은 『회혼례의 경우 결혼생활이 60주년이 되어야하는것과 동시에 어느 한자녀도 결손이 있어서는 안됩니다.그래서 예부터 회혼례는 집안의 큰 경사고 영예였지요』

최실장은 따라서 요즘의 추세가 전통 규정에는 다소 맞지않더라도 나이드신 부모님에 대한 효라는 의미에서 큰 문제는 없을것 같다고 의견을 밝힌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어머님의 7순때 결혼 47주년밖에 안된 부모님의 회혼식을 가졌다는 회사원 김모씨는 처음엔 좀 쑥스럽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기뻐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들려준다.

『부모님도 처음엔 결혼 50년도 못채웠는데 창피하다며 반대 하셨어요.하지만 아버님의 건강이 좋지않아 자식들이 우겨 강행을 했는데 막상 회혼식을하니 너무 좋아하셔서 저희형제도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진짜 결혼60주년을 맞아 92년5월 12남매의 효도속에서 회혼례를 치렀다는 왕남용할아버지(86·서울 성동구 금호동)는 자식키워 그보다 더 기뻤던 순간은 없었을 것이라며 죽어도 원이 없다고 회혼례때의 즐거움을 회상했다.



역시 지난해 회혼례를 가졌다는 황수희할아버지(82)와 노봉춘 할머니(76)는 회혼례때 가마까지 빌려탔는데 그 옛날 초혼례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며 앞으로의 노후가 새롭게 설계되더라고 말하며 노인들의 회혼례를 적극 권하기도 했다.

회혼례에 대한 정보와 안내는 청년여성교육원으로 문의(전화796­6644·6645)하면 절차와 준비물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회원가입을 하면 회혼례 전문요원을 내보내 주기도한다.<장경자기자>
1993-04-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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