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환경처장관의 눈물/김병헌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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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02 00:00
입력 1993-04-02 00:00
황산성환경처장관이 1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취임이후 처음인 이날 회견에서 황장관은 「실태조사자료」를 내놓으며 수돗물이 믿을만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들이 수돗물을 믿지못하고 있어 상수원을 관리하는 장관으로서 충정어린 마음에서 이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면서 취임당시 물에대해 확실히 밝히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 「실태조사」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아파트는 공동탱크에 물을 받았다가 가정으로 보내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수도관을 통해 직접 물을 받아먹는 단독주택만을 조사대상으로 삼은 꼼꼼함도 있었으나 겨우 출입기자 3명과 환경처직원 12명의 가정을 대상으로 한정한데서 문제가 있었다.

단지 15가구의 조사결과를 장관이 직접 발표한다고 해서 서울 전체가구의 실태인양 보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자연히 기자들은 자료의 신뢰도 문제부터 거론하면서 환경처소관이 아닌데 이렇게 할수있느냐,다른 할일도 많은데 여기에 너무 시간과 신경을 쓰는게 아니냐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 동기가 아무리 순수하다고 해도 행정을 너무 모르지 않느냐,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정치적인 방법을 쓰는게 아니냐고 꼬집는 물음도 잇따랐다.

그러자 장관은 『나를 믿어달라』『왜 나의 충정을 모르느냐』는 요지의 답변을 되풀이 하다 마침내는 『기자들이 왜 비꼬기만 하느냐』『그러면 안돼 장관못해 먹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발표하던 보도자료를 집어 던지고는 눈물을 글썽였다.

자신의 충정을 몰라주는데 대한 아쉬움과 서운함에서 비롯된 눈물은 일반국민들에게는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동안 수돗물이 괜찮다는 자료는 수차례 발표된 적이 있었으나 국민들은 이를 믿지않는 데도 환경처는 물론이고 주무장관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수돗물에 대해 말한 적은 없었지만 황장관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집어던지고 사적인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대목은 「당찬여성 장관」으로서의 자세와는 걸맞지 않는 대목이었다.그의 열정과 순수성이 이러한 부분 때문에 묻혀버리는 점이 아쉽게 생각됐다.
1993-04-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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