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효자파출소 김정배소장(이런자리 저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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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01 00:00
입력 1993-04-01 00:00
◎청와대앞길 개방후 대민봉사 가장 많이/관광객서 대통령 면담요청 민원인까지/휴일 1천,평일 하루 2백여명 친절안내

서울 종로경찰서 효자파출소장 김정배경위(45)는 요즘 하루 하루가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다.

효자파출소가 김영삼대통령 취임과 함께 전국에서 대민접촉이 가장 많은 파출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앞길이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청와대앞을 다녀간 사람은 줄잡아 23만여명.

이때문에 청와대 연무관 바로 옆에 있는 효자파출소도 문민시대의 「인기파출소」로 부상했다.

지금까지 청와대앞 방문객가운데 1만5천여명이 효자파출소를 다녀갔다.이들은 대부분 파출소안의 화장실이나 공중전화를 이용하거나 음료수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고 부근의 인왕산가는 길을 묻는 등산객이나 청와대건물에 대한 설명을 듣기위해 오는 시골노인들도 많다.

김소장을 포함한 12명의 파출소직원들은 휴일에는 평균 1천여명,평일에는 2백여명씩의 내방객을 맞는다.

휴일에는 화장실을 찾거나 길을 묻기 위해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일일이 웃는 얼굴로 맞는 것은 「인기파출소」소장의 즐거운 고충이다.

때로는 김소장을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고 무작정 떼를 쓰는 사람이 심심찮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달여동안 이같은 사람은 모두 1백6명.

김소장은 이들을 설득해 절반가량은 정부종합민원실로 안내하고 나머지는 집으로 돌려보냈다.

간혹 슬쩍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으슥한 곳에서 「실례」를 하는 관광객의 흐트러진 자세도 김소장의 신경을 쓰이게 하는 골칫거리이다.

하지만 김소장은 『개방된 청와대앞의 파출소장일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소장은 지난 76년 경찰에 투신해 청와대 101경비단에 처음 발령받아 지난 83년까지 7년여를 근무한뒤 지난 89년부터 효자파출소장으로 근무해오고 있다.

『그동안은 청와대앞에서 검문검색등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역할만 했었지요.이제는 국민들에게 청와대앞길을 안내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봉사가 임무가 되었어요』

김소장은 비로소 대민봉사라는 경찰본연의 임무를맡게된 것을 너무나 기뻐했다.<박상렬기자>
1993-04-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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