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휴대시대」 곧 온다/휴대폰·팩스·펜컴퓨터·전자우편
기자
수정 1993-02-20 00:00
입력 1993-02-20 00:00
하오5시30분.첨단씨는 집으로 오는 도중에 바이올린 교습을 받고 있는 딸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하며 회사사장과 회의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회의실에 앉으면서 첨단씨는 급히 바이올린교습소에 있는 딸에게 손바닥에 올려놓은 컴퓨터의 전자메모지철에「늦을 것같다.기다려라.아빠가」라는 메시지를 쓴다.첨단씨의 메시지는 곧바로 펜촉처럼 뾰족한 첨탑에서 발신돼 대기를 통해 딸이 있는 바이올린교습소의 첨탑으로 가 딸의 가방속에 도달,신호음을 울린다.첨단씨의 딸은 재빨리 메모지철을 꺼내 스크린위에 나타난 메시지를 읽은 뒤「O.K.기다릴게요.딸로부터」라는 메시지를 다시 첨단씨에게로 보낸다.이를 보고 첨단씨는 사장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5시32분.
랩톱이나 펜컴퓨터·전자우편·팩스·셀룰라폰(휴대폰)등의 기능을 하나의 컴퓨터시스템에 통합할수 없을까.
타임 최근호는 랩톱·펜컴퓨터·전자우편·팩스·휴대폰기능을 한데 통합,손바닥만한 크기의 컴퓨터안에 집적시킨 이동사무실컴퓨터가 개발돼 올해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능상자로 불리는 이 이동사무실컴퓨터는 손바닥만한 크기안에 휴대폰·팩스·전자우편·랩톱·펜컴퓨터 등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물론 휴대할수 있게 만들어진 포켓사이즈형.중개인들이 레스토랑에서 물건을 사고팔게 해주며 의사들이 골프장에서 진단자료를 검토할수 있게 해준다.또 세일즈맨들이 사우나실에서 거래를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동사무실컴퓨터에 대한 개념은 지난해 아주 우연하게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지의 리처드 쉐퍼기자가 리모트컨트롤로 그의 뉴욕 사무실을 운영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랩톱컴퓨터·휴대폰·셀룰라데이터어댑터·라디오페이저1쌍·건전지(배터리)·소프트웨어등 필요한 장비를 챙겨 배낭에 짊어지고 로키산맥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구상된 것.
쉐퍼는 만약에 대비,전화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베이스캠프에 전화선을 설치해줄 것을 부탁하며 배낭을 메고 해발 3천8백m에 올라가 컴퓨터를 작동시키자고장이 났다.이때 쉐퍼씨는 셀룰라폰 네트워크를 이용,팩스와 전자우편을 전송했으나 10분이 지나자 배터리가 떨어지고 셀룰라데이터전송에 대한 경험도 부족해 실패했다.
비록 이 실험은 실패했지만 구상 자체가 실패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이는 올중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셀룰라폰 네트워크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수 있는 이동사무실 개념을 갖춘 손바닥에 올려놓을수 있는 신용카드크기만한 컴퓨터어댑터를 IBM이 개발함으로써 EO사·제너럴매직사·애플사 등에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
EO사는 1.8kg의 작은 상자속에 스피커및 마이크로폰,종이가 아니라 스크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팩스,전화번호찾기와 가벼운 메모를 할수 있는 펜컴퓨터의 기능을 담은 EO개인통신기를 개발중에 있다.
또 제너럴매직사의 제너럴매직은 메시지를 보낸 사람에 대한 정보,보낸시간,메시지내용,검색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이틀이 지나도 수신자가 읽지 않았을때는 송신자에게 알려주는 기능 등을 갖춘 인텔리전트 메시지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애플사는 이동사무실개념에다 음성효과를 가미한 혼합제품인 뉴톤을 선보일 예정이다.<김규환기자>
1993-02-20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