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하는 마음/이호림 월간책 발행인(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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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2-13 00:00
입력 1993-02-13 00:00
『이제부터는 좋은 책을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하는 아름다운 풍토를 만들어보자.그리고 그 속에서 지혜로운 자기자신과 정감어린 이웃까지 벗삼아 잘살아 보자』

이 글은 어느 책관련단체의 주장이 아니다.필자가 평소 「독서의 생활화」를 강조하면서 생각한 점을 소박한 표현으로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책의 해」를 맞이하면서,또 우리사회에 만연된 몰가치적 행태가 되풀이 됨을 보면서 이 점이 더욱 소중하고 절실하게 느껴진다.책을 많이 읽는 개인과 국가만이 그나마 희망있는 개인과 국가일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2월과 3월에는 각급학교의 졸업과 입학식이 연이어져 있다.우선 그들 당사자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졸업과 입학은 누구나의 삶속에 통과의례적인 성격을 갖고 있지만 새출발을 의미하는 기쁜날이다.이같이 기쁜날 그들에게 의미있는 마음의 선물로 좋은 책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좋은 책을 선물합시다」라고 하는 나름대로의 주장에는 주장만이 아닌 충분한 명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그것은 현재 우리의 총체적인 선물문화가 그만큼 나쁘게 변질된 점에서 비롯한다.즉 선물이 선물이 갖고있는 정서로서 소박하게 끝나지 않고 물량위주와 뇌물성격이 짙은 고가품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말하여준다.

발렌타인데이만해도 그 폐해는 심각하다.발렌타인데이는 서양으로부터 유래한 것이지만 오늘 우리 현실에서는 국적없는 날로 변한지 이미 오래다.이제는 초콜릿만을 선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가품의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만 되는 것으로 변해있다.



청소년들이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범죄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니 이 어째 사회문제가 아니겠는가.이런 사실은 잘못 인식되어있는 「선물 인플레」로 부터 비롯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모두가 우리들 스스로가 자초한 병폐이기에 문제해결 또한 우리 스스로가 풀어야 할 몫이다.이에 비춰본 좋은 책 선물의 보편화는 그 자체로써도 의미가 크다.책선물은 부담이 없어 받는 쪽에서도 싫어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절한 대안일 수 있다.그만큼 책은 선물로서 타당성을 갖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이번 졸업과 입학시즌 및 발렌타인데이에도 책선물이 다른 선물보다 우선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다른 선물이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 점에 비하면 책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1993-02-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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