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동 떡집거리(전문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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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1-29 00:00
입력 1993-01-29 00:00
◎구한말 형성… 궁중떡 전통이어/모두 10여곳… 송편·경단 등 망라

서울 낙원동은 악기상가로 유명한 것 못지않게 일대의 떡집들로 자주 회자되는 곳이다.

낙원악기상가가 고작해야 70년대부터 형성된 것인데 비해 낙원동 떡집들의 역사는 한일합방시기로 거슬러 올라갈만큼 오래다.한일합방이후 궁궐에서 내몰린 사람들이 궁궐과 가까운 곳에서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떡집이다.이들은 당시 세도가들이 모여살던 인사동일대에서 궁중떡을 만들어 팔아 성가를 올렸다.

이같은 궁중떡의 맥을 잇고 있는 낙원동떡집은 인사동 골동품거리 사거리에서 덕성여대쪽으로 가면서 좌우로 모두 10여곳 정도.대부분 15년이상 한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으며 3대째 해오고 있는 곳도 있다.

송편 계피떡 약식 인절미 경단 진편 등태떡 콩찰편 가진편 밀떡등 이곳에서 제조·거래되는 떡들은 우리나라 전통떡을 망라할 정도로 다양하다.점포에서 직접 만들거나 근처의 공장에서 만들어 가져다 파는데 재료의 배합비율을 전래대로 철저히 지킬뿐만 아니라 양념을 아끼지않아 간이 좋고 각 떡집마다 특색있는 옛날 떡맛을 재현하고 있다는 평이다.

결혼철인 봄·가을이 대목인데 회갑·돌잔치등 각종 잔치용으로도 꾸준히 나간다.그러나 이곳 상인들은 최근 떡을 가정에서 만들기보다는 사다먹고 고사용,간식용으로 떡을 주문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다른 군것질거리가 많아지고 사람들의 입맛이 고급화되어 예전만 경기가 못하다』고 울상을 짓는다.

떡값은 낙원동 떡집 친목회의 협정가격으로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데 주문떡의 경우 가래떡 시루떡 인절미 송편 계피떡은 한말에 각각 4만5천원,절편 3만5천원,찹쌀떡 6만원,설기 7만원,약식 8만원 등이다.4백g 1근당 산매로는 각각 2천∼3천원씩에 팔린다.낙원동 떡집에서 특히 유명한 신행떡은 3만∼12만원선이다.한과도 함께 판매되는데 바구니 크기에 따라 6만∼7만원선이다.



이밖에 이곳에서는 회갑및 돌잔치 등에 쓰이는 고임을 대여해주기도 한다.약과·은행·생률·잣·곶감·옥춘당·다식·강정·호두·대추고임등 13가지 고임을 한세트로 빌리는데 돌잔치용은 4만원,회갑잔치용은 7만원이다.또 결혼용으로 판매되는 폐백닭,구절판,밤·대추고임,육포,육회등 폐백용품 세트는 5만∼27만원선이다.

이곳의 영업시간은 대략 상오5시부터 하오 8시까지며 일이 없는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백종국기자>
1993-0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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